4월 취업자 19만4천명↑…제조업 취업자 6년2개월만에 최대폭 감소
'이상기온 탓' 농림어업 취업자도 크게 줄어…'일자리 애로' 청년 114만명, 2.9만↑

통계청 4월 고용동향 발표
지난달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는 구직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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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민경락 박재현 기자 = 4월 취업자 수가 20만명 가까이 늘며 넉 달째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제조업·건설업과 청년들의 사정은 좋지 않다.
질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건설업 등 취업자가 크게 줄었고 이상기온 영향으로 농림어업 고용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청년층은 고용률·실업률이 모두 악화하고 구직시장을 떠난 '쉬었음' 인구 증가세도 장기화하는 등 고용 부진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세 피해 수출기업을 지원하고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통해 고용 충격에도 선제 대응할 방침이다.

더 좁아진 취업문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올해 20대 후반 취업자가 약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학교에 설치된 화면에 취업지원 관련 홍보물이 표시돼 있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 수는 242만명으로, 1년 전보다 9만8천명 줄어 2013년 3분기(-10만3천명)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5.4.14 d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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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자 1년만에 최대폭 늘었지만…제조·건설·청년 부진 지속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천888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4천명 증가했다.
작년 4월(26만1천명) 이후 12개월만에 최대 폭 증가다. 취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넉 달째 1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는 12만4천명 줄며 전달(-11만2천명)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2019년 2월 15만1천명 감소한 뒤로 가장 큰 폭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작년 7월부터 10개월째 줄고 있다.
내수 회복 지연, 미국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 작년 높은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산업 자체가 좋지 않아서 전자부품·컴퓨터 등에서 취업자가 줄었다"라며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는 취업 유발 계수가 낮다"라고 말했다.
취업자 규모가 400만명을 넘는 제조업은 우리나라 고용시장을 지탱하는 주력 산업이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미 트럼프 '관세 충격'이 이어진다면 제조업 일자리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측은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심리·내수 회복 지연으로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다"라며 "관세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제조업·수출산업 고용 부진이 시차를 두고 연관 산업·소상공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트럼프 관세 정책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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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취업자도 15만명 줄며 부진이 계속됐다. 작년 5월부터 12개월째 뒷걸음질 중이다.
농림어업 취업자는 13만4천명 줄었는데 이는 2015년 11월(-17만2천명) 이후 9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영남권 대형 산불보다는 지난달 한파 등 이상 기온 영향이 컸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3천명 줄었다. 감소 폭은 전달(-2만6천명)보다 축소됐지만 작년 3월부터 14개월째 내리 감소세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1만8천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1만3천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취업은 어떻게?'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일자리를 잃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집에서 그냥 쉬는 '청년 백수'들이 지난달 12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거나, 비경제활동 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인 청년의 수를 모두 더하면 120만7천명이었다.
사진은 17일 서울 한 서점에 취업 관련 책들이 놓여 있다. 2025.3.17 ksm79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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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데믹 이후 줄어든 '일자리 애로' 청년 또 증가세
연령 계층별로는 60세 이상과 30대에서 취업자가 각각 34만명, 9만3천명 늘었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줄었다. 특히 20대 취업자가 17만9천명 줄며 감소 폭이 컸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는 27만9천명, 임시근로자는 5만2천명 늘었고 일용근로자는 5만4천명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만6천명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1천명 증가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7만7천명 줄었다.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0.3%p 오른 69.9%였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3%였다. 2021년 4월(43.5%)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낮다. 1년 전보다 0.9%p 떨어지면서 12개월째 하락이 이어졌다.
실업자는 3만1천명 줄어든 85만4천명이었다.
실업률은 2.9%로 1년 전보다 0.1%p 하락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0.5%p 상승한 7.3%였다.

'원하는 일자리 없어' 쉬는 청년층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사람이 1년 새 24만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청년(15∼29세) 중 10명 중 3명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쉬고 있다고 답했다. 통계청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2024.11.6 jieu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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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597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1만8천명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4만5천명 늘었다. 이중 청년층 쉬었음은 1만5천명 늘어난 41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청년층 쉬었음은 12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 준비·쉬었음,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를 합한 일자리 애로 청년층은 113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2만9천명 늘었다. 팬데믹 이후 매년 감소하다가 올해 다시 증가했다.
전체 청년층에서 일자리 애로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14.2%로 작년 4월(13.5%)보다 상승했다. 다만 2020∼2024년 평균 비중(14.8%)보다는 낮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고 건설업 분야별 부진 요인을 점검해 근본적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추경 예산도 신속하게 집행해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고용 충격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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