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진선미' 3부작 프로젝트 완결

드라마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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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마음이란 개인마다 다 다르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한 민족에게 하나의 마음이 있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개인 하나하나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민족의 마음 형태를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는 있다. 마치 비닐, 헝겊, 종이, 나뭇조각 등 질이 다른 여러 물질을 잇대어서 하나의 형태를 완성하는 예술작품 '콜라주'처럼 말이다.
일본의 저명한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와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는 콜라주와 비슷한 작업을 통해 '한국의 마음'을 표현했다. 한국과 일본의 시인, 소설가, 언어학자, 번역가, 서점인, 저널리스트, 영화제작자, 건축가 등 122명과 함께다. 이들 122명이 각자 추천한 한국 관련 책들과 문화콘텐츠를 백 교수와 노마 히데키가 묶어 최근 한권의 책을 펴냈다. 신간 '한국의 마음을 읽다'(독개비)다.

[독개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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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소설가 공선옥은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서 한국의 마음을 본다. 한 시대의 정서와 빛깔, 산과 들과 땅의 냄새를 "세밀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점에서다. 소설가 김연수는 세종 때 문인 강희안이 쓴 '양화소록'에서 그 마음을 찾아본다. 노송, 만년송, 매화, 국화, 난초, 석류꽃 등 한국에서 나고 자란 식물을 깊이 관찰한 책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작가 나리카와 아야는 김혜자가 출연한 드라마 '눈이 부시게'와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국어학자 권재일은 최현배의 '우리말 존중의 근본 뜻'에서 한글에 담긴 한국의 정신을 살펴본다.
일본에 거주하는 문학 소개자 가시라키 히로키는 조세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드러나는 사회 문제, 즉 사회적으로 학대당하는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을 통해 근대 한국을 바라보고, 동양학자 가와하라 히데키는 퇴계 이황 선생의 '자성록'에 담긴 철학 사상에서 한국인 마음의 뿌리를 찾는다.
이처럼 저자들은 한국, 한국인의 마음을 대표하는 정(情)과 한(恨), 신명(神明)을 비롯해 고독, 연민, 공동체 의식, 유교주의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과 현대화를 겪으며 진보와 보수, 좌와 우, 가부장제와 페미니즘, 주류와 소수로 양분되는 양상이 한국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을 소개한다.

MBC 소설극장 '김약국의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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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엮은 노마 히데키는 맺음말에서 "한국의 마음이라는 것은 말에 새겨져 있지는 않다. 우리가 그것에서 '마음'을 읽고 '마음'을 갖다 붙이는 것"이라며 "이 책에도 여러 저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하고, 혹은 인용하는 형태로 '마음'을 조형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마음을 읽다'는 2014년 나온 '한국의 지(知)를 읽다', 2021년 출간된 '한국의 미(美)를 읽다'에 이은 '한국의 진선미'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이번 책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간된다.
박제이 옮김. 7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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