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후 아랍 독자 늘어"…잘 보이는 곳에 전시
K북 대다수가 영어 번역본…"아랍어 번역, 잠재력 있어"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에서 만난 한강의 소설들
(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24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 소재 오만 컨벤션·전시 센터(OCEC)에서 개막한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에서 카타르 책 도매업체 '사마르칸트 북셀러' 직원 모하메드 드므레다시(45) 씨가 한강의 소설을 손에 들고 있다. 202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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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책을 도매하는 입장에서 한국 작가가 유명해지면 자연스레 한국 작가의 책도 많아질 수밖에 없죠. 특히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으면서 아랍 독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24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 소재 오만 컨벤션·전시 센터(OCEC)에서 개막한 '제29회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에 참가한 카타르 책 도매업체 '사마르칸트 북셀러' 직원들은 한국 책 진열에 열중하고 있었다.
백세희의 에세이집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홍보물을 부스에 부착하는가 하면,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한강의 책은 눈에 잘 띄는 매대 앞쪽에 비치했다.

제29회 무스카트 국제도서전 개막
(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24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 소재 오만 컨벤션·전시 센터(OCEC)에서 개막한 제29회 무스카트 국제도서전 전경. 202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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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 직원 모하메드 드므레다시(45) 씨는 "한류로 한국 문화가 유명해지면서 그 인기를 반영해 한국 책을 판매하고 있다"며 "지금은 영어 번역본을 판매하고 있는데, 한국 책이 아랍어로도 번역된다면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마르칸트 북셀러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황보름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이민진의 '파친코' 등 한국 서적의 영어 번역본을 5종 남짓 판매하고 있었다.
드므레다시 씨는 카타르 독자들 사이에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백 작가의 에세이집을 다른 한국 도서들보다 더 많이 확보해놓고 있었다.
그는 "우울증을 비롯해 어느 나라 독자든 겪을 수 있는 소재를 좋은 감정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아랍 사람들에게도 공감받을 수 있었다"고 인기의 비결을 설명했다.

카타르 부스에서 판매 중인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24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 소재 오만 컨벤션·전시 센터(OCEC)에서 개막한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에서 카타르 책 도매업체 '사마르칸트 북셀러'가 백세희 에세이집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홍보하고 있다. 202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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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시작해 올해 29회째를 맞은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은 중동 지역 유명 도서전 '샤르자국제도서전'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수십만권의 책이 소개되는 규모 있는 행사로 꼽힌다.
올해는 35개국 674개 출판사가 68만여권의 책을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 나온 한국 서적은 한강 소설의 영어 번역판이 가장 많았고, 아랍어로 번역된 한국 서적은 드물었다. 한국 출판사가 이 도서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집트 출판사 '알아라비 퍼블리싱'은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과 임성순 작가의 '컨설턴트' 등을 아랍어로 번역 출간해 '범죄소설 시리즈'의 일부로 판매하고 있었다.
알아라비 퍼블리싱 관계자는 "이집트에서 한국 문화의 인기가 늘고 있기 때문에 번역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국 책 번역은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라고 말했다.

이집트 '아라비 퍼블리싱'에서 판매중인 한국 소설들
(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24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 소재 오만 컨벤션·전시 센터(OCEC)에서 개막한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에서 이집트 출판사 '알아라비 퍼블리싱'이 정유정 작가 '7년의 밤'(왼쪽부터)과 '종의 기원', 임성순 작가 '컨설턴트'의 아랍어 번역본을 판매하고 있다. 202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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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의 경우 '드래곤볼', '원피스' 등 일본 만화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중동 지역에 책을 유통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도매업체 '알레와야 북스'는 '나 혼자만 레벨업' 출판본 시리즈를 팔고 있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UAE 청소년 독자들 사이에서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직원 비네스(34) 씨는 "14세 이상 독자들에게 큰 인기"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면서 많은 이들이 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에서 판매되는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시리즈
(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24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 소재 오만 컨벤션·전시 센터(OCEC)에서 개막한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에서 아랍에미리트 '알레와야 북스'가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출판본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202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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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관계자들은 한국 문학이 오만 내 한국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확률이 크다고 점쳤다. 오만 출판업계에서는 올해 도서전에 아랍어로 번역한 한국 문학을 선보이려 했으나 여건이 맞지 않았다고 한다.
아흐메드 알라와히 무스카트 국제도서전 디렉터는 "오만 정부가 한국과의 협업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꾸준히 축제와 도서전에 한국 작가들을 초대할 계획"이라며 "차후 한국 작가가 방문하거나, 한국 출판사가 부스를 차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은 다음 달 3일까지 계속된다.

오만 무스카트 국제도서전
(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24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 소재 오만 컨벤션·전시 센터(OCEC)에서 개막한 제29회 무스카트 국제도서전에 방문한 시민들. 202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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