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달까지 5개월 굽잇길 택한 이유는 중력활용·수명연장

입력 22. 08. 05 07:28
수정 22. 08. 05 07:28

일단 지구-달 4배 거리까지 멀어졌다가 다시 달로 접근 성패 최종판정엔 5개월…12월 31일 목표궤도서 임무수행 개시예정

 

기립한 다누리 발사체 팔콘9

(서울=연합뉴스) 다누리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 9이 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40번 발사장에서 기립해 있다. 2022.8.4 [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될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발사 후 목표 궤도에 실제로 안착하는 데는 거의 5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이는 1969년 새턴 V 로켓에 실려 발사된지 사흘만에 달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 11호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것이다.

다누리가 달로 가는 데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달로 곧장 가지 않고 일단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갔다가 '나비 모양' 즉 '∞' 꼴을 그리면서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서 달 궤도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달 궤도에 진입하는 방식을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이라고 부른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약 38만㎞인데, 다누리는 항행 중 지구로부터 거리를 최대 156만㎞까지 벌렸다가 다시 좁히게 된다.

과거 달 탐사선 중 1990년 일본의 '히텐'과 2011년 미국의 '그레일'이 이런 궤적을 그리며 달로 갔다.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의 BLT 궤적

사진은 발사체로부터 분리 이후 달 탐사선 전이궤적 및 달 궤도 진입과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다누리는 일단 로켓에 실려 있다가 분리될 때 받은 추진력과 그에 따른 운동량에 힘입어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1 지점(지구와 150만㎞ 거리) 근처까지 날아간다.

이 지점에서 태양과 지구의 중력을 활용해 지구 쪽으로 방향을 돌린 뒤, 지구의 중력을 가속에 활용하는 '궤적 수정기동'(TCM, Trajectory Correction Maneuver)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5일(한국시간)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의 발사 자체는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다누리가 달 궤도에 제대로 올라갈지 여부를 알 수 있으려면 거의 다섯 달이 걸린다.

다누리는 12월 16일 달 주위를 도는 궤도에 도착하며, 이후보름간 대여섯 차례에 걸친 조정을 다시 거쳐서 정확한 목표 궤도에 진입한다. 임무 수행을 개시하는 것은 12월 31일로 계획돼 있다.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공동취재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9월에 있는 궤적 수정 기동이 가장 중요한 시점 중 하나"라면서 "그 이후에 크게 문제가 없으면 12월 16일 달까지 달에 들어가는 코스에서 추가적인 기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누리는 궤적 수정기동 이후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돌아오다가 달과 가까이 만나게 되며 12월 16일 달 궤도로 진입한다. 이후 여러 차례 감속 기동하며 점점 달에 가까워지다가 달 상공 100㎞ 궤도로 진입해 임무 수행에 돌입한다.

김 단장은 "12월 16일부터 보름 동안 5∼6번의 (감속) 기동을 성공시켜야 하는데 그것이 가장 큰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2023년 1월 1일에 달 궤도에 들어갔을 때 성공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 궤도선 본체

한국형 달 궤도선(KPLO) 본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누리가 이렇게 길고 어려운 궤적을 택하게 된 것은 연료를 아껴 작동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다.

수년 전 원래 계획에서는 좀 더 개념적으로 단순한 경로로 가도록 구상됐으나, 개발 과정에서 질량이 원래 목표했던 550㎏에서 678㎏으로 늘었고, 이에 따라 임무를 수행할 때 연료 소모가 더 많아져 탐사선의 수명이 짧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BLT 궤적을 따르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바꿨다. 이럴 경우 다누리가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추진력과 운동량을 얻기 때문에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단순한 궤적을 택하는 경우보다 임무 수행을 오래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체 추진력을 활용할 때보다 제어가 어렵고 조금만 틀어져도 큰 오차가 발생하므로 정밀하고 완벽한 항법 기술이 필요하다.

또 탐사선이 먼 우주로 나갔다가 돌아오기 때문에 지구와 탐사선의 통신이 어려울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거리가 2배로 되면 시간당 통신 용량은 4분의 1로 감소한다.

매우 정밀하고 정확한 항법을 요구하는 이런 BLT 궤적을 한국 항우연이 제대로 실행하도록 돕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가 항행 운영에 협력한다. 

여주 심우주안테나

사진은 다누리와 교신을 위해 경기도 여주에 구축된 심우주안테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존 구이디 우주탐사 시스템부 부국장은 공동취재기자단에 "NASA의 고다드 우주센터, 제트추진연구소(JPL), 존슨우주센터의 전문가들과 함께 이 궤도를 검토했으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궤적 추적을 위해 다누리는 경기도 여주에 설치된 심우주지상안테나, 국외에선 스페인 마드리드, LA 골드스톤의 심우주지상안테나와 교대로 통신한다. 비상시에는 NASA의 호주 캔버라 안테나를 백업으로 활용한다.

다만 김 단장은 "여주 안테나는 처음 만든 것으로, 교정작업이 필요하다"며 "다누리가 달에 간 이후에 여주 안테나를 메인 안테나로 사용할 것이며, 달에 가는 동안은 검증작업이 계획돼있다"고 했다. 

항우연은 앞으로 달 궤도선 임무운영센터를 운영하며 심우주지상안테나와 NASA의 심우주네트워크를 연동해 다누리 명령전송과 상태정보 수신, 궤도 결정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그래픽]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circle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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