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인하 검토에 힘받았나…톤 높아진 中 대러제재 반대

입력 22. 06. 23 13:57
수정 22. 06. 23 13:57

시진핑 "전세계적 재앙 초래" 경고…브릭스서 동조세 확산 시도
 

[중국 외교부 홈피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시진핑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영상 연설

[중국 외교부 홈피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의 목소리가 한층 강경해진 양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국가 비즈니스포럼 개막식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2월24일) 이래 가장 강경한 목소리로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했다.

시 주석은 전세계적 인플레이션과 금융시장 불안 등을 거론하며 세계 경제의 위기 상황을 언급한 뒤 "제재는 부메랑이자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 다시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고 국제 금융·화폐 시스템의 주도적 지위를 이용하는 제멋대로 식 제재는 자신을 해칠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에 재앙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국제 금융·화폐 시스템의 주도적 지위에 있는 달러화를 보유한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러시아의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한 미국과 유럽 주도의 제재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서방, 특히 미국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러시아에서 열린 연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화상 축사 등 계기에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누차 피력해왔지만 이번엔 강도와 비판의 수위가 이전과 달랐다.

그동안 미국과 서방이 중국을 러시아와 '한 편'으로 간주하며 고강도 견제를 하는 와중에 중국 인사들이 대러시아 비난·제재에 반대할 때는 러시아에 비판적인 국제 여론을 감안한 듯 수세적인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엔 완연히 달라진 톤이었다.

결국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러시아 제재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최근 세계 경제 위기 상황을 제재 반대의 명분으로 삼는 양상이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등 대 러시아 제재가 국제유가 고공행진을 이끌면서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를 키우고, 미국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 인플레이션 완화 대책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대중국 관세 조정을 검토 중인 상황도 중국에 자신감을 공급했을 수 있다.  
강경해진 중국의 제재 반대는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준동맹국인 러시아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언제 자국을 향할지 모르는 미국과 유럽의 제재 예봉을 미리 꺾어 놓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시 주석은 23일 브릭스 정상회의와 브릭스 회원국에 다른 신흥국과 개도국을 참여시킨 '브릭스 플러스(+) 성격의 24일 '글로벌발전 고위급 대담회'에서도 제재 반대 주장을 이어가며 동조 세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jhch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