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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 피아니스트' 스미노 "쇼팽을 중력 중심에 뒀다"
입력 2026.10.16 04:37수정 2026.10.16 04:37조회수 0댓글0

29일 롯데콘서트홀서 리사이틀 '쇼팽의 궤도'…동명 앨범 레퍼토리 연주
"쇼팽처럼 즉흥연주, 작곡 함께하는 음악가 되고 싶어"


스미노 하야토

[소니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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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쇼팽과 한번 정면으로 마주해 보고 싶었어요."

일본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스미노 하야토는 다가오는 공연을 작곡가 쇼팽의 음악 세계를 중심으로 구성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오는 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지난 1월 소니 클래시컬과 낸 두 번째 정규 앨범 '쇼팽의 궤도'(Chopin Orbit)에 실린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쇼팽의 대표곡과 스미노의 독창적 해석을 더한 자작곡 등을 연주한다.

스미노는 16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쇼팽의 음악은 가까워졌다가 때로는 조금 멀어지기도 하면서 오랫동안 제 음악 인생의 중심축이 돼 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앨범과 공연은 쇼팽에 대한 경의를 담아 원곡을 바탕으로 이를 확장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스미노는 "'쇼팽의 궤도'는 쇼팽을 중력의 중심에 두고 그로부터 태어난 여러 음악적 반응과 갈래가 저마다 궤도를 그려 나가는 이미지"라며 "쇼팽의 미의식을 이어가면서도 현대적 감각과 창의성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스미노의 자작곡 '리디안 하프'는 쇼팽 연습곡 '에올리언 하프'를 리디아 선법(장음계의 4번째 음을 반음 올린 음계)으로 변주한 것이다. 또 다른 자작곡 '빗방울 후주곡'은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에 상상력을 가미해 창작한 곡이다.

"'빗방울 후주곡'은 '비가 그친 뒤의 세계를 상상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곡이에요. 원곡에서는 내림라의 음이 빗방울처럼 계속 반복되는데 후주곡에선 그 음을 반음 올리면서, 조금 더 밝은 울림을 만들고자 했어요."

스미노 하야토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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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2부 또한 쇼팽의 음악을 목적지로 두고 출발한다. 스미노는 2부를 즉흥 연주로 시작해 쇼팽의 마주르카로 연결할 계획이다.

그는 "즉흥 연주에선 '마주르카'라는 목적지만 정해 두기로 했다"며 "어떤 길을 거쳐 그곳에 도달할지는 그날 공연장과 객석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예정인데, '즉흥곡이 어느새 쇼팽의 음악이 돼 있는 모습'을 바란다"고 예고했다.

스미노는 이어 21세기 작곡가 아데스가 쇼팽의 마주르카를 재해석한 곡을 선보이며 변주를 더한다. 그는 "아데스의 마주르카는 춤곡 리듬의 질감은 남아 있지만 시간이 뒤틀리거나 화성이 살짝 어긋난, '거울'과 같은 곡"이라며 "쇼팽의 음악이 오래된 작품으로 머물지 않고 이 순간 새롭게 태어난 음악처럼 살아 숨 쉬는 느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미노 하야토

[소니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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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대 공대 출신 피아니스트인 스미노는 2021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비전공자 출신 피아니스트로서는 처음으로 준결승에 진출해 주목받았다. 이번 앨범과 공연에서는 작곡가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그는 "연주자로서의 경험이 작곡할 때 '몸의 감각'을 더해 준다"고 했다.

"직접 연주했을 때 손에 자연스럽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움직임과 공연장의 울림은 몸에 익었어요. 이러한 감각을 바탕으로 작곡할 때는 어떤 음이 왜 그 자리에 놓여 있는지 사고의 궤적을 추적하죠."

스미노는 "앞으로 작곡에 더 많은 시간을 쓸 계획"이라며 "오케스트라 작품처럼 규모가 더 큰 편성의 곡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쇼팽처럼 즉흥 연주도, 작곡도 하는 자연스러운 음악가의 모습을 21세기 방식으로 되찾고 싶어요. 클래식의 오랜 전통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방식으로 새롭게 이어가는 게 제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입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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