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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온 주지 혜달스님 "강화도서 세계로 한국 불교 알립니다"
입력 2026.10.01 03:18수정 2026.10.01 03:18조회수 0댓글0

2000년 한국 와서 성철스님 법맥 이어…설립 40년 연등국제선원 주지
템플스테이 통해 연 400∼500명 외국인에 한국 불교·선 수행 알려
"경쟁 치열한 韓사회…남들보다 빨리가기보다 바른 방향인지 살폈으면"


강화도 연등국제선원 주지 혜달스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설립 40주년을 맞는 강화도 연등국제선원 주지인 인도 출신 혜달스님이 지난 9월 28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인근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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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저는 혜달이고요, 이곳의 주지입니다. 인도에서 왔어요."

인천 강화도 연등국제선원에서 주지 혜달스님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 중에 스님이 외국인임을 바로 알아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친숙한 외모부터 유창한 우리말까지 영락없이 한국인이라, "인도에서 왔다"는 소개를 듣고도 인도에서 오래 유학한 한국 스님쯤으로 여기고 "인도는 왜 가셨냐?"고 묻기도 한단다.

외모상 동아시아계에 가까운 소수민족인 차크마족 출신인 혜달스님은 연등국제선원 설립 40주년을 맞아 최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히려 인도에 있을 때 외국인이라는 오해를 더 많이 받는다"며 웃었다.

인도 승려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10대 때 일찌감치 출가했던 스님은 콜카타에서 수행하던 중 한국에서 봉사활동 온 불자를 만난 것을 계기로 한국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20대 때인 2000년 한국에 처음 들어와 성철스님(1912∼1993)의 상좌인 원명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고, 2003년 원명스님이 입적한 후엔 성철스님의 또 다른 상좌 원택스님을 두 번째 은사로 2005년 구족계를 받아 대한불교조계종의 정식 승려가 됐다.

원명스님(왼쪽 네번째), 다른 제자들과 함께 성지순례 하던 혜달스님(왼쪽)

[연등국제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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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쯤으로 계획했던 한국 생활은 그렇게 계속 길어졌다.

"하안거 3개월 살고 나와 3개월 지나면 동안거 3개월, 동안거 마치고 3개월 지나면 다시 하안거라 1년이 금방입니다. 산이 좋아서 여기저기 선원에서 살다 보니 10년이 금방 갔습니다."

인도에서 결심했던 대로 한국에서도 수행승으로 10여 년을 보냈던 스님은 2012년 연등국제선원 주지 소임을 맡았다. 연등국제선원은 원명스님이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1997년 창건한 수행도량으로, 전신 격인 연등국제불교회관까지 합치면 뿌리는 1986년 전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명스님 입적 후 여러 제자가 연등국제선원을 이어받아 국제포교라는 스승의 유지를 이어갔지만 재정적인 문제를 포함해 운영에 여러 어려움이 누적됐고, 위기 속에 부름을 받은 것이 혜달스님이었다.

수행하며 살려고 했던 스님이, 그것도 채 마흔이 안 된 외국인 스님이 조계종 사찰의 주지를 맡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으나, 스님은 주지직을 수락한 후 두 팔을 걷어붙이고 연등국제선원을 되살리는 데 힘썼다.

관리 안 된 사찰 곳곳을 정비하고, 텃밭을 보기 좋게 가꾸고, 골치 아팠던 토지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던 템플스테이는 아예 1년간 휴식기를 가진 채 프로그램을 재정비해 다시 시작했다.

강화도 연등국제선원 주지 혜달스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설립 40주년을 맞는 강화도 연등국제선원 주지인 인도 출신 혜달스님이 지난 9월 28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인근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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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명상 체험 등이 있는 힐링 명소로 점차 입소문을 타고 참가자가 늘면서 연등국제선원은 템플스테이 우수 운영 사찰로도 선정됐다. 참가자 중 40%가량은 외국인이라, 1년에 400∼500명이 연등국제선원에서 한국 불교를 알아간다.

여전히 인력 상황 등은 녹록지 않아 스님이 스스로 '대농'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텃밭 관리에 손이 많이 간다.

혜달스님은 "스승님(원명스님)은 국제포교를 위해 1년의 절반은 외국에 가셨는데, 전 왜 강화도에서 텃밭 농사를 짓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그러더니 이내 "이렇게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한국 불교를 알릴 수 있어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말과 영어에 모두 능통한 스님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과 차담을 통해 격의 없이 소통한다.

"외국인들은 주로 불교 수행에 대한 궁금증을 묻는다면, 한국 참가자들은 다양한 고민을 늘어놓습니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데 잘 안돼서 괴로워하는 분이 있고, 공무원인데 일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분도 있죠. 한국은 공부부터 취업, 사회생활까지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다들 어려움을 겪습니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과 차담 나누는 혜달스님

[연등국제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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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고민을 가진 한국 청년들에게 스님은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성철스님의 말을 인용하며 "남보다 빨리 가려 하기보다 내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성공은 아닙니다. '나는 나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죠. 한국은 여전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가능성과 희망이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니 너무 빨리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연등국제선원은 오는 3일 원명스님 23주기 다례재와 함께 개원 40주년 기념법회를 연다.

스승의 마지막 길을 직접 모셨고, 스승이 세운 선원을 누구보다 오래 15년째 이끌고 있는 혜달스님은 앞으로도 스승의 뜻을 따라 국제포교를 이어가며 필요한 곳에 자비와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등국제선원이 한국 불교와 선의 정신을 세계로 연결하는 국제적인 수행 도량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저 역시 수행자로서 부처님과 스승님의 길을 하루하루 꾸준히 따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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