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본지바한국인연합회, 살풀이·시·노래로 희생자 넋 위로

일본 지바현 관음사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위령제'
조선인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관음사 경내에 세워진 '보화종루' [재일본지바한국인연합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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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1923년 일본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지난 5일 일본 지바현 소재 관음사에서 열렸다.
재일본지바한국인연합회(회장 양미영)가 주최한 이날 위령제에는 양미영 회장과 정광혜 스님을 비롯해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지바현지방본부 부인회와 지역 동포 및 일본 시민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묵념과 헌화로 103년 전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관음사 인근 나기노하라에서는 관토대지진 직후 나라시노 수용소에서 주변 지역으로 넘겨진 조선인 6명이 자경단 등에 의해 학살됐다.
지역 주민들의 증언과 시민들의 오랜 조사 끝에 1998년 이곳에서 6명의 유해가 발굴됐으며, 이듬해인 1999년 관음사 경내에 '관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위령의 비'가 세워지고 유해가 안치됐다.
관음사와 지역 주민, 시민단체가 함께 위령비를 세웠으며 이곳에서는 해마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제가 이어져 왔다.
이번 위령제에서는 음악과 춤, 시와 노래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공연이 마련됐다.
스가이 유카와 하세가와 유코가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로 '아리랑, '고향의 봄', '황성옛터', '꿈에 본 내 고향' 등을 들려주며 고향을 떠나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을 추모했고, 최연진 무용가의 살풀이 공연도 펼쳐졌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위령제
일본 지바현 소재 관음사에서 지난 5일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가 열렸다. [재일본지바한국인연합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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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신채원 작가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 가수 문진오의 서사 음악회가 이어졌다.
위령제에 앞서 열린 강연회에서 김종영 전 아리랑 대표는 조선인 학살의 진상규명과 추모 활동의 역사, 유해 발굴과 봉환 문제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를 짚었다.
김 대표는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유해 봉환은 과거를 위한 일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진실과 정의를 남기기 위한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위령제는 희생자들의 한과 죽음을 기억하는 데서 출발해, 참혹한 역사를 함께 물려받은 한일 양국 후손들의 책임을 묻고, 마지막에는 아직 일본 땅에 남아 있는 희생자들의 귀향을 기원하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관음사 경내에는 한국에서 보내온 '보화종루'와 위령의 종도 자리하고 있다. 1985년 한국 시민들의 뜻으로 세워진 보화종루는 국경을 넘어 이어져 온 추모와 한일 시민연대의 흔적이기도 하다.
양미영 회장은 "103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데 지바 지역 동포사회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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