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시아 국가들 접촉에 '극단주의 폭정 용인' 논란
"국제사회, '인권 진전 없으면 계속 왕따' 메시지 전달 실패"

1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열린 탈레반 재집권 5주년 기념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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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이 국제사회와 외교를 강화하면서 아프가니스탄 내 인권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 8월 재집권해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은 최근 더 많은 국가와 관계를 다시 맺거나 외교적 접촉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도, 카타르, 중국, 이란 및 여러 중앙아시아 국가는 최근 탈레반 당국자를 맞이하거나 탈레반과 소통하는 새로운 채널을 열었다.
지난해 탈레반 정부를 승인한 러시아는 지난달 군사 협력 협정에 서명했으며,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브뤼셀에서 탈레반 당국자들과 아프가니스탄 난민 송환 문제를 논의했다.
EU 측은 난민 송환에 초점을 맞춘 기술적인 회담이었다고 일축했으나, 탈레반 측은 유럽 국가들과의 영사 관계 정례화를 향한 역사적 방문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카타르 소재 아프가니스탄 파견단을 통해 탈레반 당국자들과 실무 접촉을 하는 등 개별 서방 국가들도 자체적으로 탈레반과 접촉을 강화해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모든 국가와의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특히 경제적 유대와 밀접한 이해관계 때문에 지역 국가들과 이웃 국가들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교 접촉 확대는 지역 안보 우려, 불법 이민을 줄이려는 서방의 노력, 탈레반이 축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보편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가디언은 해석했다.
하지만 탈레반의 외교 강화가 결국 탈레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해 국제사회가 지속해온 인권 개선 요구를 약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의 자의적 해석을 앞세워 여성의 교육과 경제활동을 대부분 금지한다.
재집권 후 여성들의 공공시설 이용을 금지하는 광범위한 차별 정책을 시행했으며, 이듬해 3월부터 여학생의 중등학교 입학을 금지한 데 이어 같은 해 말부터 대학 입학도 금지했다.
최근에는 시아파 이슬람교도를 포함한 많은 종교적 소수자를 이단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다. 또 여성에 대한 가정 폭력으로 '과도한 폭행'만 인정하고, 동의 없는 조혼을 용이하게 하는 법안도 신설했다.
이런 상황에 지난 6월 EU와 탈레반의 회담은 거센 반발을 샀다. 인권 단체들은 엄격한 이슬람 도덕규범을 내세워 인권 탄압을 일삼는 탈레반을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로 불러들인 것은 EU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페레스타 아바시 연구원은 "한쪽에서는 탈레반의 인권 침해를 비난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이민 문제를 논의한다고 발표할 수 없다"며 "탈레반은 자신들이 이제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자국 지지층에게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권 상황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없으면 친구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일관되고 통일된 메시지를 국제사회가 탈레반에 전달해야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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