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말 기준 6.9조원 남아…2분기 금융권 가계대출 21조원↑
금주 한은 통계로 공식화…취약차주 상환 부담 가중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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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임지우 이도흔 기자 = 우리나라 가계신용 규모가 사상 처음 2천조원대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신용은 국내 가계부채 규모를 나타내는 포괄적인 지표로, 금융기관에서 빌리거나 신용카드 등으로 외상 구매한 돈을 합한 수치다. 최근 주택 거래와 주식 투자 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증가세가 유독 가팔라졌다.
가계 빚이 최대로 불어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기 시작하면서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금융권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 2분기 '빚투' 확산에 가계부채 증가세 가팔라져
16일 한은 등에 따르면, 오는 19일 발표되는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 잠정치는 2천조원을 넘는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1분기 말 잔액은 1천993조1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작년 말보다 14조원 늘어 2천조원까지 불과 6조9천억원을 남겨뒀다.
가계신용 중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이 1천865조8천억원으로 석 달 사이 12조9천억원 늘었고, 신용카드 결제액 등 판매신용도 127조3천억원으로 1조1천억원 증가했다.
2분기 들어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다.
금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3조5천억원, 5월 9조3천억원, 6월 8조3천억원 각각 증가했다. 2분기 석 달 증가액만 21조1천억원에 달했다.
금융위의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통계는 한은 가계신용보다 포괄 범위가 좁아 두 통계상 증감액을 단순 비교하거나 합산하기는 어렵다.
한은 통계는 금융위 통계에 포함되는 은행, 상호금융, 보험,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에 기타 금융 중개회사를 추가해 통상 증감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편이다.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이 2천조원까지 7조원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위 통계상 가계대출이 2분기에만 21조원 넘게 증가한 만큼 2분기 말 가계신용은 2천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에서 동시에 나타났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4월 5조5천억원, 5월 4조원, 6월 4조5천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주택 거래량 증가와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 확대 등이 주요 배경이 됐다.
기타 대출은 4월 2조원 감소했으나 5월 5조3천억원, 6월 3조8천억원 각각 증가했다. 2분기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확산하면서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급속하게 늘었다.
◇ GDP 대비 비율 낮아져도 금융안정 리스크 여전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88.6%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p) 하락했다.
올해 들어 교역 조건 개선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명목 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로 급등한 만큼 이 비율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가계부채 리스크를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정부와 금융당국의 일관된 현실 인식이다.
금융위는 지난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 대비 여전히 높고,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BIS가 집계한 작년 말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미국이 68.1%, 일본이 61.1%, 영국이 73.6%, 프랑스가 59.7%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와 관련,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아주 위험한 수준에서 조금 덜 위험한 수준으로 바뀌는 정도"라며 "건전성이 계속 위험한 수준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더구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한 데 이어 이르면 이달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금융시장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절대 규모가 2천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앞으로는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한 부실 확대가 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한은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대출 연체율이 장기 평균을 밑돌고 있지만, 상환 능력이 부족한 가계 취약 차주 비중(차주 수 기준)은 상승했다고 짚었다.
금융시스템의 단기 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올해 6월 16.9로, 작년 말(16.0)보다 높은 '주의' 단계(12 이상)에 머물렀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높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소비 여력이 줄어든다"며 "그러면서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향후 부실채권이 과도하게 쌓일 경우 금융권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건전성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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