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작업은 AI와 전혀 달라…'허공'에서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 쓴다"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국내에도 폭넓은 팬층을 보유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을 출간하자, 심야에 열린 발매 이벤트에 긴 줄이 늘어서는 등 여전한 인기를 입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3일 전했다.
하루키는 이날 '가호-The Tale of KAHO'라는 제목의 새 소설을 발표했다. 이날 0시 일본 대형 서점인 도쿄 신주쿠구 기노쿠니야 신주쿠 본점에서는 하루키 새 소설 판매 개시 이벤트가 열렸다.
NHK는 자정에 열린 이벤트였음에도 열성적인 팬들이 몰렸다고 전했다.
소설을 구입한 20대 남성 독자는 "어서 집에 가서 밤새 읽을 생각"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판매 이벤트를 진행한 기노쿠니야 서점 관계자는 "전자책으로도 내용을 볼 수 있는 시대임에도 많은 팬이 (현장에) 모였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 책은 하루키가 여성을 단독 주인공으로 해 쓴 첫 장편 소설이자 그의 16번째 장편이다. 제목은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림책 작가인 주인공 가호가 처음 만난 남자로부터 외모 비하 발언을 들은 뒤 겪는 기묘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하루키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처음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쓴 데 대해 "여성이 어떤 식으로 세상을 보는지 상상으로밖에 알 수 없지만, '해변의 카프카' 때는 15세 소년의 눈으로 세상을 그렸고 소설가는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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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이 쓴 것 같은 소설은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루키는 "AI는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종합하고 유추해서 쓴다. 하지만 내가 소설을 쓰는 작업은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가의 역할이란 "딱 떠오르는 새로운 것을 (이야기 속에) 끌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집중해서 집필할 때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는 "유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허공'에서 오는 것"이라며 이는 AI가 따라 할 수 없는 영역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루키는 최근 체중이 17㎏ 줄어드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입원했다가 회복했다며 "이제 더는 쓸 수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퇴원하고 나아지자마자 다시 쓰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77세가 됐지만 노인의 눈으로 본 세상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안 든다"고 덧붙였다.
하루키는 한국에서도 많은 열혈 독자를 확보한 작가다. 대표작으로 '1Q84', '해변의 카프카', '노르웨이의 숲' 등이 있다.

3일 자정 도쿄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열린 하루키 신작 판매 이벤트
[기노쿠니야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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