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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앞둔 국내 첫 연구용 원자로 건물, '임시 국가유산' 됐다
입력 2026.07.01 03:21수정 2026.07.01 03:21조회수 0댓글0

국가유산청, 긴급 보호조치 나서…향후 6개월간 철거 공사 '제한'
근현대문화유산법 제정 이후 첫 사례…"김중업 설계 건물로 가치↑"
한전·원자력연 등에 통보…"국가 발전 기반 된 원자력 연구 증거"


연구용 원자로 1호기 원자로실 및 부속건물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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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내 첫 연구용 원자로를 둘러싼 건물이 최근 철거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가유산청이 긴급 조치에 나섰다.

국가유산청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1호기 원자로실 및 부속건물'을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한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6개월간 건물 철거 공사를 비롯한 현상 변경 행위는 제한된다.

국가유산청은 건물 소유자인 한국전력공사, 철거 시행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관계 기관에도 등록 사실을 통보했다. 등록 효력은 이날부터 발생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국내 첫 연구용 원자로를 에워싼 원자로실과 부속 건물이 철거될 위기에 처함에 따라 멸실을 막기 위한 긴급 보호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TRIGA Mark-Ⅱ)' 세부 모습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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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은 긴급 조치가 필요한 경우 적용할 수 있는 제도다.

현행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근현대문화유산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전에 그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긴급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거나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여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다.

임시 등록의 효력은 소유자, 점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통지한 날부터 발생하며, 6개월 이내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말소된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2023년 9월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자로실과 전기·냉각수 공급 시설, 중성자 빔라인, 여러 실험실 등 원자로 가동 및 방사성 물질 차단에 필요한 시설물이 모두 포함됐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TRIGA Mark-Ⅱ)' 세부 모습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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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해당 건축물은 20세기 후반 한국 건축계를 대표하는 김중업(1922∼1988) 건축가가 설계해 건축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연구용 원자로 1호기는 한국 원자력 연구의 시작을 알린 시설로 평가받는다.

1959년 미국의 원조를 받아 제너럴아토믹으로부터 도입한 뒤 1995년 가동이 중단될 때까지 30여년 동안 원자력뿐 아니라 관련 연구에서 폭넓게 활용됐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TRIGA Mark-Ⅱ)'라는 명칭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올랐다.

당초 원자로가 있던 부지는 한국전력공사에 매각됐고, 2007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를 보존하는 대신 건물은 철거하기로 한 바 있다.

현재 방사성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마쳤으며 부속 건물 일부가 철거된 상태다.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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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원자로를 둘러싼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현재 국가등록문화유산에는 원자로 1기만 포함돼 있다.

근대 건축 전문가인 김정동 목원대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에 전한 글에서 "원자력을 미래 과학기술과 국가 발전의 기반으로 삼으려 한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과학기술 연구 시설로는 처음 등록문화재(현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등록할 당시 (원자로를 둘러싼) 건축물도 함께 등록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건물 철거 및 국가유산 등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와 관계기관, 학계 등과 협의하며 보존 가치가 높은 국가유산이 온전히 보전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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