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에 재즈 더한 '불교 재즈'·600만 뷰 터진 '저승사자 랩'
"인간이 만든 음악보다 AI에 더 중독될 수도…활용법 고민해야"

유튜버 '마음약방'의 '반야심경 재즈' 영상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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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뉴욕의 고층 빌딩 야경을 배경으로 승복을 입은 스님이 피아노를 치고 있다.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뜻밖에도 감미로운 재즈 선율. 여기에 "사리자여, 모든 법은 공하여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라는 반야심경 구절이 얹힌다.
유튜브에서 조회수 24만 회를 기록한 이 독특한 영상은 최근 가요계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른바 'AI 생성 음악'의 단면이다.
최근 힙한 불교 재즈부터 현대사회를 꼬집는 AI 힙합까지, 인간의 감성을 파고드는 AI 콘텐츠가 대중의 새로운 '노동요'로 급부상하고 있다.
◇ "일할 때 들으면 시간 '순삭'"…직장인 사로잡은 '불교 재즈 노동요'
최근 유튜브에서 재즈 음악에 불교적 요소를 접목한 이른바 '불교 재즈' 콘텐츠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반야심경' 등 불경 구절을 재즈 선율에 맞춰 반복적으로 읊조리거나 목탁 소리와 피아노, 기타, 드럼 연주를 결합한 형태의 음악이다.
불교 재즈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이를 이른바 '노동요'처럼 소비한다.
직장인 최모(31) 씨는 "사무실에서 일할 때 들으면 시간이 금방 간다"며 "익히 알고 있던 재즈와 다른 분위기여서 새롭고 목탁 비트가 흥을 돋운다"고 말했다.
중학생 박모(13) 양도 "요즘 공부하면서 자주 듣고 있다"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아 같이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한다"고 했다.
빠른 템포와 리드미컬한 구성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직장인 홍모(32) 씨는 "다양한 악기 소리가 어우러져 다채롭고 변주가 많아 들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진다"며 "동양과 서양의 음악이 결합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콘텐츠가 대부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가상의 스님이 피아노로 재즈곡을 연주하는 영상 역시 생성형 AI 서비스인 '수노 AI'로 제작한 결과물이다.
◇ 위로·촌철살인 담은 'AI 제작 음악' 전성시대
AI 제작 음악 콘텐츠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609만 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AI 음악 '고스타그램(GHOSTgram)'이다. 유튜버 '심통봇'이 작년 8월 발표한 이 곡은 저승사자와 처녀귀신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된 힙합 장르 노래다.
AI가 작곡과 작사를 모두 도맡았다.

AI 음악 '고스타그램'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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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은 저승사자가 처녀 귀신에게 성불할 때가 됐다고 설득하지만, 처녀 귀신은 아직 해보지 못한 일이 많다며 이를 계속 미루려 하는 내용이다.
처녀 귀신은 "저 아직 MBTI가 뭔지도 잘 몰라요. 나도 인생네컷 프레임 골라 보고 싶어요"라며 성불을 거부한다.
이에 저승사자는 "다들 숨이 멈추고 나서야 느껴. 하지만 이미 강을 건너 버렸어", "우리는 한 방향으로 달려. 인제야 무엇이 지나갔는지 알아"라고 대답한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이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현실을 꼬집는 듯한 가사로 평가된다.
댓글에는 "저승사자와 처녀귀신의 AI 듀오에게 위로받다니", "기계화되는 세상에 휴머니티가 사라지는 걸 한탄하는 노래인데 그 노래조차 AI가 만든 것" 등 반응이 줄을 이었다.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해 기성 가요를 부르게 하거나 해외 아티스트의 음성으로 국내 가수의 노래를 소화하도록 만든 AI 콘텐츠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기존 음악의 패턴을 학습해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는 인간이 음악이라고 칭하는 패턴을 학습할 수 있고, 새로운 패턴을 접목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며 "대중은 인간이 만든 것보다 AI 제작 음악에 더 중독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AI가 인간에게 소구되는 음악 패턴을 더 많이 찾는다면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미 AI 시대로 넘어갔기 때문에 AI를 더 잘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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