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이 지역 에너지 안보 문제에 심각한 경종 울려"

필리핀 주유소의 '경유 품절' 표시
필리핀 북부 루손섬 벵게트주의 한 주유소에 '경유 품절' 표시가 붙은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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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동남아시아가 소수 공급국에서 수입되는 석유·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성이 중동 전쟁으로 드러났으며, 이를 극복하려면 재생에너지·원전 투자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을 위해 화석연료 수요를 줄여야 한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진단했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IEA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이 동남아의 에너지 안보 문제에 "심각한 경종"을 울렸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동남아가 수입하는 원유의 약 60%는 중동산이며, 이 지역에서 생산되거나 소비되는 석유제품의 거의 절반이 중동산 원유에서 나온다.
또 석탄이 여전히 동남아 전력 생산의 중심 역할을 하는 가운데 중동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남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연료 수입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IEA는 2024년 800억 달러(약 121조원) 수준이었던 동남아의 에너지 수입액이 2024년 올해 총 1천600억 달러(약 242조원)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각국에서 현 에너지 정책이 지속될 경우 2035년에는 2천450억 달러(약 371조원), 21세기 중반에는 4천억 달러(약 606조원)로 계속 팽창할 것으로 경고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에너지원과 공급 경로의 다변화가 이제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특히 동남아가 이런 취약점을 극복하려면 화석연료 수요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이를 위해 태양광·풍력·수력·지열 등 모든 형태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라고 제안했다.
이란 전쟁 이후 필리핀 등지에서는 빠르고 간편하게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옥상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곳이 기록적인 속도로 늘고 있다.
전기차도 동남아 내 판매량이 작년에만 두 배 이상 불어난 데 이어 이란 전쟁 이후로 판매 증가세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또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한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을 비롯해 각국 정부의 원전 관련 목표가 달성될 경우 원전은 2050년까지 전력 수요 증가분의 거의 10%를 충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관련 인허가 절차·건설 과정에 수년이 걸려 원전 계획에서 앞서 있는 국가에서도 원전 완공 시기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IEA는 또 국경을 넘나드는 동남아 통합 전력망 구축이 에너지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고 재생에너지를 촉진하며 참여국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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