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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과실 의혹 아기 숨졌는데…경찰, 늑장 배당에 부검 불발
입력 2026.06.17 02:47수정 2026.06.17 02:47조회수 0댓글0

고소장 접수 당시부터 아기 중태…사망 예견됐으나 선제 안내 부재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경기 군포시의 한 병원에서 출생 직후 중태에 빠진 아기가 두 달 만에 숨진 가운데 경찰의 사건 배당 절차가 지연되면서 유족 측이 부검 안내를 받지 못해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가리는 수사에서 시신 부검은 사망 경위 규명을 위한 핵심 절차이지만, 이미 화장이 완료되면서 이번 사건 수사에서는 부검이 불가능해졌다.

숨진 아기의 영정사진

[A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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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숨진 아기의 모친인 고소인 A(32) 씨는 지난 15일 자녀에 대한 발인 및 화장 절차를 마쳤다.

A씨는 아기가 치료중이던 지난 8일 의료진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으나, 아기가 사망하기까지 경찰로부터 부검 등 향후 절차에 관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

실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8일 고소장을 접수한뒤 11일 군포경찰서로 사건을 배당하고 관련 서류를 우편으로 보냈다.

해당 서류는 주말인 13일 군포서에 도착했으나, 내부 분류 작업 등을 거쳐 담당 부서인 형사과에 전달된 것은 아기가 화장된 당일인 지난 15일 오후였다.

그 사이 A씨는 아기가 숨진 13일 오전 사망 사실을 알리기 위해 군포서 수사지원팀과 통합수사팀에 각 한차례씩 전화를 시도했으나 주말인 관계 등으로 인해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발인을 마친 15일 오후에야 경기남부청 민원실을 통해 경찰과 첫 통화가 이뤄졌고, 군포서 담당 수사관은 통화 3시간 뒤에야 A씨에게 연락해 화장 여부를 물었다.

고소장을 접수한 지 일주일 만에, 그것도 고소인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한 끝에 처음으로 경찰 관계자와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A씨는 "아기가 토요일에 사망해 바로 경찰서로 전화했지만 받지 않길래 '주말이라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고 발인을 마친 월요일에 재차 연락했다"며 "경찰에서 부검과 관련한 내용을 미리 안내해줬다면 화장하지 않고 절차에 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건 배당 절차가 아기의 화장이 이뤄진 뒤 완료돼 부검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절차가 결과적으로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아기가 입원해있던 대학병원 측도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던 관계로 사인을 단순 병사로 진단해 경찰에 별도로 신고하지 않았다.

생전 A씨 아기가 치료받는 모습

[A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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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상태가 위중해 사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만큼 경찰이 사건 배당 전이라도 보호자 또는 병원 측에 부검 필요성 등 향후 절차를 선제적으로 안내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아기가 태어나 대학병원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중태에 빠진 경위를 살피기 위한 것이어서 부검 절차가 없더라도 관련 의료 기록 검토를 통해 충분히 수사할 수 있다"면서도 "사망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검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15일 군포시 한 병원에서 태어난 남자 아기가 출생 직후 호흡 곤란 증세로 중태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아기는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등을 진단받고 치료받다가 59일 만인 지난 13일 숨졌다.

유족 측은 출생 직후 아기의 호흡이상에 대한 의료진의 초기 응급조치와 상급병원으로의 전원 결정이 미흡해 치료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의료 사고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병원측은 출생 직후 수동식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산소공급처치(앰부배깅) 등 적극적인 조치를 했으며, 모든 과정은 매뉴얼에 따라 이뤄져 현재까지 의료 사고 정황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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