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비공개 증언 앞두고 조사 독립성 우려

빌 게이츠
(워싱턴DC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9월 4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크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연 만찬에 참석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Photo by SAUL LOEB / AFP) 20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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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미국 희대의 성범죄자 엡스틴 사건과 관련해 의회 증언을 앞두고 개인 자문을 위해 전직 조사 책임자를 영입하면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복수의 게이츠재단 관계자를 인용해 게이츠가 다음날 예정된 하원 감독위원회 비공개 증언을 앞두고 제이크 그린버그 전 위원회 수석조사고문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엡스틴의 범죄 행위를 조사해온 미 하원 감독위원회가 지난 3월 게이츠에게 의회 출석과 녹취 인터뷰를 공식 요청했으며, 게이츠는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를 통해 게이츠가 생전 엡스틴을 여러 차례 만났고, 측근들도 엡스틴이 교도소 수감 중 사망한 해인 2019년까지 그와 빈번히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게이츠가 자문받고 있는 그린버그가 지난해 12월까지 하원 감독위원회의 최고 조사 책임자로 재직하며 엡스틴 관련 조사를 주도했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린버그는 이후 의회를 떠나 대형 로펌 '디엘에이 파이퍼'에 합류했다.
게이츠가 엡스틴 조사를 주도했던 전직 핵심 조사관의 자문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사 공정성이나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 감시 단체인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CREW)'의 수석 법률고문 도널드 셔먼은 "규정을 기술적으로 준수하는지와는 별개"라며 "이번 조사가 독립적으로 이뤄지는지,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인지 대중과 야당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또 다른 비영리단체 '정부감시프로젝트(POGO)'의 딜런 헤들러-고데트 임시 부대표도 "청문회는 사실 규명을 위한 진지한 절차여야 한다"며 "그러나 과거 직위에서 얻은 영향력과 인맥을 이용해 현재 고객에게 유리한 판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다만 감독위원회의 조사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전직 의회 고위 관계자를 고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며, 그린버그가 자신이 근무했던 위원회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면 윤리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전직 의원 및 고위 보좌진은 퇴직 후 1년간 의회와 직접 접촉하거나 로비할 수 없는 '쿨링 오프' 기간을 적용받지만, 의회 운영 방식이나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한 지식을 고객과 공유하는 것은 금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비공개 증언에서는 게이츠와 엡스틴과의 관계가 집중 추궁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지니아주의 민주당 소속 수하스 수브라마냠 의원은 "(게이츠가) 엡스틴 범죄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성격이고 어느 정도였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엡스틴과의 친분이 공개된 후 자신이 설립한 자선 재단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여러 질문에 상세히 답하며 사과한 바 있다.
그는 재단 직원들에게 자신이 러시아 여성들과 2차례 불륜관계를 가졌고 이에 대해 엡스틴이 나중에 알게 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나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 나는 불법적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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