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체성 존중 메시지…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찾아 탑 축성 예정
팝스타 배드 버니 만나 짧은 대화…배드 버니 인기 언급하며 농담도

스페인 바르셀로나 방문한 레오 14세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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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레오 14세 교황이 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카탈루냐어 연설로 지역 정체성에 대한 존중을 보였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낮 바르셀로나의 14세기 고딕 양식 대성당에 도착해 정오 기도를 주재했다.
교황의 방문을 보기 위해 광장 주변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너머로 수천 명의 가톨릭 신도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깃발을 흔들며 "교황 만세"를 연호했다.
교황은 제단에 올라 카탈루냐어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이라는 첫마디를 건네며 강론을 시작했다.
카탈루냐어는 스페인 중앙정부와의 오랜 갈등 속에서 이 지역의 독자적인 문화적·정치적 성격을 대변하는 핵심 요소다. 표준 스페인어와는 차이가 뚜렷하다.
앞서 교황은 전날 스페인 의회 연설을 위해 마드리드를 방문했다.
당시 강경 분리독립 성향의 카탈루냐 정당인 준츠 소속의 한 의원은 교황이 카탈루냐어를 사용할 계획이라며 미리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최근 국제사회 지도자들의 행보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교황은 의회 연설에서도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촉구하면서 국가의 도덕적 위대함은 이민자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각지의 분쟁이 국제사회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경고하며 취약계층에 대한 연대를 호소했다.
이번 바르셀로나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10일로 예정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 행사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45년째 건축 중인 미완의 성당이다. '신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이 코르네트는 신과 성경의 뜻을 그대로 돌 위에 담아 숲을 이루는 성당을 구상했고, 1926년 6월 10일 타계 이후엔 후대 건축가들이 그 대업을 1세기 동안 이어 왔다.
교황은 인근 몬세라트 수도원을 방문한 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새 탑을 축성할 예정이다.
다만 교황의 몬세라트 수도원 방문을 두고는 일부 성직자 성학대 피해자 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3년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과거 스페인 성직자들이 이 수도원에서 수십만 명을 상대로 성학대를 한 것으로 추정됐다.
교황의 스페인 순방은 12일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방문으로 마무리된다.
이곳에서는 아프리카 서부 연안에서 소형 선박을 타고 위험한 대서양 항로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이주민 약 1천명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순방 기간에 교황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교황과 배드 버니는 8일 저녁 마드리드에서 열린 교회 행사 이후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배드 버니는 현재 마드리드에서 공연 중이다.
앞서 교황은 스페인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배드 버니의 인기를 언급하며 "사람들이 배드 버니를 보러 갈지, 교황을 보러 갈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많은 이들이 배드 버니를 보러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농담한 바 있다.
배드 버니는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미 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공연했다.
거의 대부분 스페인어 가사로 채워진 그의 무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악"이라고 혹평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방문한 레오 14세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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