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S, 데이터센터 핵심 전력 솔루션으로 부상
중국 의존 공급망 약점…테슬라·플루언스 수주 경쟁 가열

미국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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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미국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전력망 연계에만 최장 7년이 걸리는 인프라 병목이 산업 확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력이 풍부할 때 에너지를 흡수했다가 수요가 높을 때 방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BESS는 미국 내 폭증하는 데이터센터를 위한 유망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BESS는 데이터센터에 설치하면 전력 수요 급증을 완충하고 정전 시 비상 전원을 공급하며 디젤 발전기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캘리포니아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미 태양광 발전이 줄어드는 저녁시간대 전력 수요를 메우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산업이 병목 현상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다.
피치 솔루션스 산하 BMI의 선임 전력·재생에너지 애널리스트 하베스트-타임 오바디레는 "공급망 제약과 계통 연계 대기가 업계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장벽"이라며 "데이터센터는 18∼24개월이면 완공되지만, 미국 일부 지역에선 전력망 연계까지 3∼7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BESS를 전력망에 연결하고자 하는 대기열이 길어지면서 각지에서 프로젝트가 수년간 지연되는 사례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사인 PJM 인터커넥션은 2022년 신청 폭주로 신규 접수를 사실상 중단했다가 수개월 전에야 재개했다.
에너지저장기업 플루언스의 줄리안 네브레다 CEO는 "전력망 연계 대기 문제만 없다면 전력망 수요를 충족하는 대규모 BESS를 1년 이내에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도 구조적 약점으로 꼽힌다.
미국이 국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조 역량을 확충하고 있지만 핵심 소재 공급망은 여전히 중국에 집중돼 있다. 세액공제 혜택이 비(非)중국산 소재 조달을 조건으로 강화되면서 단기 병목이 심화하고 있다.
RBC 캐피털마켓의 크리스 덴드리노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제조업을 확장할 기회이지만 중국 외 지역에서의 소재 조달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미국 전력연구원(EPRI)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현재 미국 전체의 약 4%에서2030년에는 최대 17%, 790TWh(테라와트시)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한다.
태양광산업협회(SEIA)는 연간 BESS 설치량이 2025년 사상 최대인 57.6GWh를 기록했으며, 2030년에는 110GWh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누적 설치량은 이미 166.1GWh에 이른다.
또 BESS는 데이터센터의 핵심 발전원으로 부상 중인 천연가스 발전과도 잘 맞는다.
우드 맥킨지의 벤 허츠-샤르겔 그리드 전환 부문 글로벌 수석은 "가스 발전기는 급변하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따라가기엔 반응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현장에 구축된 가스 발전에 의존하는 데이터센터에서 배터리는 필수 자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요 급증에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에너지저장기업 플루언스는 전 세계 30GWh 이상의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테슬라는 지난해 일론 머스크의 xAI에 BESS를 공급해 4억3천만달러(약 6천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캘리브런트 에너지는 태평양 북서부의 얼라인드 데이터센터 단지에 31MW/62MWh 규모 B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 같은 '전력 인프라 병목' 현상이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에는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 및 인버터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를,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는 중국산 LFP를 배제한 북미 현지 공급망과 데이터센터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던져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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