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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 소음 112신고 급증…초대장 대신 주민에 협조 공문
입력 2026.05.18 12:08수정 2026.05.18 12:08조회수 0댓글0

소수 민원에 체육활동 위축 '씁쓸'…"중재 창구 고려해야"


운동회 ※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원본프리뷰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5월을 맞아 체육대회를 앞둔 일선 학교에서 소음 발생에 따른 협조 공문을 돌리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되고 있다.

18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한 중학교는 최근 체육대회를 앞두고 인근 아파트 5곳에 소음 발생에 대한 협조 공문을 보냈다.

학교 측은 "행사 당일 프로그램 진행과 학생들 응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주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칠 수 있음을 정중히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교에서도 방송 음량 조절과 학생 지도를 통해 소음 발생을 최소화하고 행사가 질서 있게 진행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모처럼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체육대회 행사에 소음 민원을 걱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이 나오지만, 일선 학교들은 민원 부담을 덜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서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도 최근 체육대회 개최에 따른 협조 안내문을 주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발송했다.

학교 측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음악, 응원, 마이크 소리 등 큰 소음이 예상된다"며 "주민 여러분의 넓은 아량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담장에 운동회 소음을 이해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게재한 모습이 퍼지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궜다.

이른바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처럼 학교들과 인접한 아파트일수록 세대 수가 많고 거리가 가깝다 보니 소음에 민감한 편이다.

경비직으로 일하는 70대 홍모씨는 "평소 교대 근무로 밤낮이 바뀌기 때문에 소음에 스트레스가 많다"며 "민원을 넣는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된다"고 말했다.

다만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 상당수는 일부 소수 민원으로 학생들의 소중한 체육 활동이 위축되는 현실이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지난 4일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지에서 아이들이 교육·놀이 활동 중 내는 소리를 소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천 의원실에 따르면 '학교 운동회' 소음 관련 112 신고는 지난해 350건으로, 2018년(70건)보다 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학교 체육대회는 소음 민원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사고나 행사 운영 방식 등과 관련한 학부모 민원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면 민원이 강하게 들어오다 보니 위축되는 부분이 있다"며 "학교 입장에선 위험 부담을 줄이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가족들을 초대해서 크게 행사를 열었지만, 요즘은 학생들만 참여한 상태에서 안전한 종목 위주로 체육대회를 진행하는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

선지숙 경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 권리 측면에서 물리적인 부분은 빠르게 보완되고 있지만, 사회적 공감이나 인식 등 무형의 가치가 뒤따르지 못할 때도 많다"며 "각 지역의 아동권리센터 등을 활용해 민원 중재 창구를 두는 것과 같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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