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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 때보다 더해"…회담 무산에도 파키스탄은 '강력 통제'
입력 2026.04.23 05:17수정 2026.04.23 05:17조회수 0댓글0

'운행 제한' 화물차, 휴게소에 줄줄이 멈춰…마트엔 우유 부족
음식점, 오후 10시 이후 영업 제한 …위반하면 50만원대 벌금


손님 없는 파키스탄 라왈핀디 전통시장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대형 전통시장인 '라자 바자르'가 평소보다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202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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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와트·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아들이 암에 걸려서 치료비를 벌어야 하는데 며칠째 화물차 운행을 못 하고 있어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펀자브주 라와트에서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에 만난 화물차 운전기사 무하마드 칸(34)은 땅이 꺼져라 한숨부터 내쉬었다.

파키스탄에서 라와트는 한국으로 치면 서울로 가는 길목인 경기도쯤 되는 위치에 있다. 이슬라마바드 수도권의 교통 요충지로 관문 역할을 한다.

칸은 "신발 제품을 짐칸에 싣고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페샤와르로 가려다가 차단됐다"며 "지난주부터 오는 26일까지 열흘 정도 운행을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는 파키스탄 정부가 이번 주 자국에서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을 추진하면서 수도권 일대 보안 태세를 강화했고,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화물차까지 운행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슬람마바드로 향하는 화물차 단속하는 경찰

(라와트[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와트에서 정부 방침에 따라 화물차 운행을 통제하고 있다. 202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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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와트 외곽 도로 주변 곳곳에는 같은 이유로 화물차들이 갓길이나 휴게소에 멈춰 서 있었다.

이슬라마바드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200∼300m 간격으로 경찰 검문소 4곳이 설치돼 있었고, 단속에 적발된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당황한 얼굴로 경찰관의 설명을 듣는 모습도 보였다.

화물차 운전기사 무신(30)도 "일단 휴게소에 화물차를 세워놓고 밥도 식당에서 사 먹고 있다"며 "허름한 (모텔) 방을 잡아놓긴 했어도 씻기만 하고 화물칸에 실린 물건을 도둑맞을까 봐 잠은 차에서 잔다"고 투덜댔다.

멈춰 선 화물차

(라와트[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와트에서 정부 조치로 운행이 제한된 화물차들이 휴게소에 멈춰 서 있다. 202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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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화물차 운행이 파키스탄 수도권 일대에서 통제된 이후 이슬라마바드와 라왈핀디 시내에 있는 일부 마트에서는 우유도 동이 났다.

이슬라마바드 한 마트에서 일하는 현지인 종업원은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를 많이 쌓아둘 수 없다"며 "화물차가 며칠째 오지 못해 그나마 남은 있던 우유도 다 팔렸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전날 사실상 무산됐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보안 태세를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 2차 종전 회담 개최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2차 회담에 나설 이란 대표단의 파견 시기와 관련한 답변을 계속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한 라왈핀디와 라와트 등 수도권 주민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심한 통제를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라와트에서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고속도로 왼쪽에 있는 라왈핀디는 이번 주 보안 태세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항공기가 들어올 수도 있는 공군기지가 있다는 이유로 주변 상가는 모두 문을 닫아야 했고 시외버스를 포함한 대중교통도 대부분 끊겼다.

'평소보다 한산' 파키스탄 전통시장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대형 전통시장인 '라자 바자르'에서 행인과 상인들이 길을 지나가고 있다. 202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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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왈핀디 대형 시장인 '라자 바자르'는 공군기지와는 다소 떨어져 있어 전날 오후 운영은 했지만, 평소와 비교해 눈에 띄게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곳은 한국 남대문 시장과 비슷한 도매시장으로 수천개 상점이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마다 구석구석에 들어서 있다. 파키스탄 수도권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입구에서 중심부까지 평소에는 차로 30∼40분이나 걸릴 정도로 붐비는 전통시장이지만 전날에는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갓길에는 소형 승합차를 개조한 마을버스인 이른바 '스즈키 버스'가 운행 통제로 줄지어 주차돼 있었고, 삼륜차인 '릭샤'도 손님이 없어 늘어서 있었다.

손님 없어 쉬는 파키스탄 상인들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대형 전통시장인 '라자 바자르'에서 손님이 없는 사이 상인들이 가게에서 쉬고 있다. 202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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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통시장에서 수입 과자 도매점을 운영하는 아바스(28)는 "이란과의 국경에 트럭을 보내 이란 과자를 한꺼번에 받아 온다"며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이 시작된 이후 물건을 못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시장 전체가 문을 닫았다"며 "손님이 가장 많은 주말에 정부 통제로 장사를 못했다"고 불평했다.

라왈핀디에 있는 부촌인 '바리아 타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메흐나즈(46)도 2주째 이어지는 '오후 10시 영업 제한'이 언제 풀릴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며칠 전에는 밤 10시에 남은 음식을 먹고 있던 손님에게 도중에 나가라고 할 수는 없어 가게 불을 껐다"며 "밤에 경찰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확인하고 위반하면 10만 파키스탄 루피(약 53만원)를 벌금으로 물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에너지 위기로 '스마트 록다운(봉쇄)'이 시행돼 2시간 간격으로 정전이 됐다"며 "관리비까지 너무 올랐는데 장사도 제대로 못 해 화가 난 상가 업주들이 닷새 전에 소규모 시위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부촌 '바리아 타운'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부촌 '바리아 타운'에서 차량이 달리고 있다. 202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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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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