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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원 배경 신소설 '방산월' 발견…문학적 가치 주목
입력 2026.04.18 04:36수정 2026.04.18 04:36조회수 0댓글0

낭만·불안 교차하는 시대 분위기 반영…근대문학 연구 외연 확장


신소설 '방산월' 표지

[유춘동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일제강점기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신소설이 새로 발견됐다.

'방산월'은 1930년 세창서관에서 발행한 신소설로 양구 방산 강변에서 벌어진 살인미수 사건과 그 진실 그리고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전개는 통속적인 연애소설의 형식을 띠지만 그 안에는 전통 서사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남녀 주인공은 한시의 교환, 신표의 전달, 꿈을 통한 계시 등 여러 장치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결실에 이른다.

이는 신소설이라는 새로운 문학 형식 속에서도 고소설의 서사 관습이 깊게 영향을 끼쳤음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방산월은 조선 의병과 일본 헌병을 뚜렷하게 대비해 그린다.

작품 속에서 의병은 혼란과 위협의 존재로, 헌병은 질서를 회복하는 주체로 형상화된다.

이 같은 설정은 식민지 시기 친일 의식을 드러내며 당대 대중 서사의 이면이 드러나는 대목으로 읽힌다.

강원도에 대한 공간 인식 역시 눈길을 끈다.

작품 속 강원은 금강산 유람과 소양정의 풍류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장소인 동시에 의병 봉기와 치안 불안이 공존하는 긴장된 공간으로 그려진다.

강원도를 아름다운 유람의 공간으로 그리면서도 식민 통치의 긴장이 스며든 장소로 형상화해 지역에 대한 낭만과 불안이 교차한다.

방산월은 시대의 소설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혼인과 신분 문제에서는 전통적 질서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다.

결말에 이르러 남녀 주인공의 결합은 서울의 권세 있는 집안과 지방의 미약한 좌수 집안 사이의 혼인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신분 질서를 근본에서 뒤흔드는 방식이라기보다 기존 질서 안에서 사랑이 승인되는 방식에 가까운 모습이다.

소설을 발견한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방산월을 두고 일제강점기 강원도의 인식을 읽어낼 수 있는 역사적 사료일 뿐만 아니라 신소설 연구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문학 자료라고 평가했다.

또 연애소설의 외형 속에 고소설의 서사 문법, 식민지 시기 친일 의식, 지역에 대한 공간적 상상력을 함께 담아내 한국 근대문학의 이행기를 해명하는 데에도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18일 "이 소설은 강원도의 또 다른 발견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며 "방산월은 단순히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 한 편이 추가됐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강원도가 문학 속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재현됐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고 말했다.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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