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보도…"中, 이권 큰 베네수·이란에 관찰자 돼선 안 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정부 고문으로 한때 시진핑 국가주석의 외교 책사로도 불렸던 홍콩중문대학 선전캠퍼스 공공정책학원의 정융녠 원장이 중국의 이란 사태 개입을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 원장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선 이란의 반격으로 "세계가 '정글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중국은 불개입 정책이 아닌 개입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미사일에 피격된 태국 국적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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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는 그가 소속 대학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그레이터 베이 에어리어 리뷰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견해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정글의 법칙이 대두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란 분쟁을 둘러싼 권력 다툼에서 중국이 지켜온 불개입 원칙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개입 원칙은 중국 외교의 핵심으로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으로선 대만·홍콩·신장위구르 등 자국의 민감한 문제와 관련한 타국의 간섭을 막기 위해 주권 존중과 함께 내정 불개입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그러면서도 자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사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개입의 강도를 높여왔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참여국들의 정세 불안과 중국의 자산 또는 인력에 위협이 가해질 경우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거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왔고, 중동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종종 중재에 나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후 이란이 페르시아만의 여타 중동 국가들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1970년대의 석유 위기와 유사한 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불개입 원칙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게 정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 행동과 제재로 여타 강대국들도 더는 규칙에 제약받지 않고 있으며 냉전 이후 질서가 이미 붕괴한 상황에서 새로운 질서는 아직 요원하다면서, 이제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중국이 이권이 크게 걸린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의 분쟁 지역에 대해 수동적인 관찰자로서 남을 여유가 없다"라고도 했다.
정 원장은 그러면서도 "중국의 개입 정책은 타국의 정권 교체 등을 꾀하려는 미국식이 되어선 안 되며 특정 사안과 관련해 제한적이고 방어적인 수준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자산을 보호하지 못하거나 중국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침해할 때, 그리고 테러·분리주의 등 외부 세력이 중국의 안정을 위협할 때 등의 3가지를 개입주의 원칙 적용 조건으로 제시했다.
정 원장은 "미국이 자국의 힘으로 세계 질서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은 G2(주요 2개국) 구조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강대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익 보호와 세계 평화 수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융녠 홍콩중문대 선전캠퍼스 공공정책학원 원장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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