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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서 노동의 애환 그린 '광부 화가' 황재형 별세
입력 2026.02.27 05:10수정 2026.02.27 05:10조회수 0댓글0

강원 탄광서 광부로 일하며 시대의 구조적 모순 기록
"낮은 자리에서 치열한 눈으로 현실 응시"


황재형 작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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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광부로 일하며 탄광촌의 노동자들을 그리고 노동운동과 문화운동을 벌이던 '광부 화가' 황재형 화백이 27일 별세했다고 가나아트가 밝혔다. 향년 74세.

1952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난 황재형은 1981년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에서 민중미술 소그룹 '임술년'으로 활동하면서 그린 '황지330'(1981)으로 중앙미술대전 장려상을 받았다.

하지만 졸업 후 전업 작가의 길 대신 강원도로 향했고 태백, 삼척, 정선 등지에서 3년간 광부로 일했다. 황재형은 탄광 노동의 고단함과 위험을 몸소 겪고, 이 경험을 토대로 탄광촌의 일상과 노동 현장의 긴장, 공동체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결막염이 심해져 광부 일을 그만둔 뒤에도 강원도에 남아 노동·문화운동에 참여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삶의 자리에서 예술의 의미를 찾고자 했던 실천적 태도는 황재형에게 '광부 화가'라는 수식어를 남겼다.

1990년대에는 쇠락한 폐광촌과 강원도의 풍경을 화면에 담았고, 2010년 이후에는 머리카락과 흑연을 활용해 탄광촌 인물과 동시대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은 개발과 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시대의 구조적 모순을 기록한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가나아트는 조사(弔詞)에서 "시대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치열한 눈으로 현실을 응시한 화가"라며 "인간 존재와 자연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은 채, 한 사람의 삶이 곧 한 시대의 초상이 될 수 있음을 평생에 걸쳐 증명해 보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2017년 제1회 박수근미술상을 받았고,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예술적 성취를 조명하는 개인전 '회천'을 열었다.

유족은 부인 모진명 씨와 1남 1녀(황제윤, 황정아)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이며 발인은 3월 1일 오전 7시 40분.

물감대신 머리카락으로, 황재형 개인전

2017년 12월 11일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황재형 개인전 '십만 개의 머리카락'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가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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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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