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무' 창작진, 베시 어워드 수상 간담회…정구호 연출 "전통의 재해석, 좋게 본듯"
정혜진 안무가 "많은 고통 겪은 무용수께 감사"…안호상 사장 "해외서 공연 요청"

서울시무용단 '일무', 무용계 오스카상 '베시 어워드' 수상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구호 연출, 정혜진, 김성훈, 김재덕 안무가,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2026.1.28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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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일무'를 실현하게 해주신 모든 분과 세종대왕님과 효명세자님께 감사드립니다."(김재덕 안무가)
한국 국공립 예술단체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무용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뉴욕 댄스&퍼포먼스 어워드'(이하 베시 어워드)를 수상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안무가가 조선 궁중무용을 만드는 데 기여한 선조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창작진은 우리 전통 무용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수상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무'의 정구호 연출은 "베시 어워드 첫 상을 한국 무용으로 탔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일무'는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조선 세종이 만든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효명세자가 순원왕후의 생일을 기념해 만든 궁중 1인무 '춘앵무'도 군무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2023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한 '일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세계적 권위의 '베시 어워드'에서 안무가 정혜진·김성훈·김재덕이 '최우수 안무가·창작자' 부문을 수상했다. 뉴욕에서 공연한 무용 작품 중 가장 혁신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일무' 공연
(뉴욕=연합뉴스) 서울시무용단의 '일무(One Dance)' 공연팀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링컨센터 데이비드 H. 코크 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2023.7.21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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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무'는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안무가 호페시 쉑터와 미국 차세대 안무가 카일 마셜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 연출은 "외국에서 봤을 때 생소하고 낯선 동양적인 고요함과 서양에서 보이는 동적인 요소가 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라고 생각한 듯하다"며 "전통으로만 표현한 게 아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부분과 안무·예술·음악적으로도 굉장히 좋게 봐주신 듯하다"고 짐작했다.
안무를 맡은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탁월한 색감"이라고 꼽으며 "(뉴욕 공연 당시) 사진을 못 찍게 돼 있는데, 관객들이 몰래 다 사진을 찍었다. 그들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정 단장은 작품을 총괄한 정 연출이 같이 상을 받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미국·유럽에서는 통상 안무가가 연출하고 총괄해 우리와 작업 방식이 다른 데서 비롯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크리에이터로서 정구호 연출님도 같이 받아야 하는데 놓친 것 같다"며 "그쪽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어서 놓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질문에 답하는 정구호 연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정구호 연출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28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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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무'는 정 연출이 궁중무용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반해 시작된 작품이다. 그는 한국의 전통춤을 옴니버스 방식으로 보여주는 작품 '향연'을 준비하면서 처음 궁중 의례무인 일무를 접했다고 한다.
정 연출은 여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히고 싶어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젊은 안무가들을 섭외했다. 그 결과 전통무용을 하는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과 젊은 안무가 김성훈·김재덕이 안무 창작진으로 합류했다. 김재덕 안무가는 음악도 맡았다.
정 단장은 "세 분이 서로 싸우지 않았냐고 묻는데, 진정한 컬레버레이션(협업)을 했다"며 "서로 의견을 존중해주고 말 한마디를 사려 깊게 들으며 작업했다"고 돌아봤다.

'일무' 베시어워드 수상 소감 말하는 정혜진 안무가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정혜진 안무가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28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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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단장은 "'일무'는 줄과 열이 다 맞춰줘야 해서, 누구 하나 틀리면 금방 관객들이 알 수 있는 작품"이라며 "우리의 지적과 호흡을 맞추는 데 많은 고통을 겪었을 텐데, 끝까지 따라와 주신 단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무용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성훈 안무가는 "'일무'는 하나의 마음을 갖게 된다는 좋은 의미가 있는데, 하나의 마음을 갖기 위해선 양보와 배려, 인내가 필요하다"며 "그런 게 합쳐져서 좋은 결과가 얻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창작진은 작품 제작과 뉴욕 공연을 후원한 SK그룹에도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소감 말하는 김성훈 안무가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김성훈 안무가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기 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28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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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상을 계기로 '일무'의 해외 공연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해외 극장 두세 곳과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안 사장은 "(베시 어워드의) 부상(副賞)이 있다면 외국의 (공연) 요청이 많을 것 같다는 점"이라며 "하고 싶어 하는데 '일무'의 규모가 크다 보니 확답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작품의 수명을 늘리고 보여줄 범위를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창작진은 앞으로도 관객에게 사랑받는 전통 무용을 선보이는 것과 함께 '일무'가 확고한 레퍼토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일무'는 지금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새롭고 현대적으로 진화해나가는 작업을 하면 좋겠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것들을 제대로 손봐서 다시 멋지게 선보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정 연출)
"'일무'가 이렇게 잘 됐으니 레퍼토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을 양성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김재덕 안무가)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소감 말하는 김재덕 안무가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김재덕 안무가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28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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