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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석학 "AI산업 이면에 창의성·노동·자원 3대 착취구조"
입력 2025.12.07 11:56수정 2025.12.07 11:56조회수 2댓글0

미셀리 박사, AI 산업이 초래하는 사회·환경 문제 비판
"소수 글로벌 기업으로의 경제·정치·지식 권력 집중이 문제"


데이터센터(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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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타임지가 선정한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공지능 분야 100인에 포함된 아르헨티나 출신 밀라그로스 미셀리 박사가 인공지능 산업이 초래하는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회학자이자 컴퓨터공학박사인 미셀리는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 중심의 인공지능 논의에 밀려 소외된 인간의 윤리적 문제를 전면에 끌어내 AI 분야의 정의와 공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 전문가다.

미셀리는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공개 강연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 이면에는 업계가 홍보하는 기술적 진보와는 달리, 지적착취·노동착취·자원착취 등 세 가지 차원의 착취 구조가 내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인간 창의성에 대한 지적착취로 AI 모델의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창작물의 무단·비동의적 사용을 지적했다.

그는 "AI는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창작물을 대량 추출·혼합(Remix)해 품질이 낮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뿐"이라며 "생성형 도구들은 공익 목적이 아니라, 소수 기업의 상업적 이익 극대화를 위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는 노동의 착취로 AI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대규모 '데이터 노동'(Data Work)의 비가시성(invisibility) 문제를 제기했다.

이미지 분류, 폭력 콘텐츠 관리, 텍스트 라벨링(분류), 데이터 클리닝 등의 업무를 하는 대규모의 인간 노동이 의도적으로 감춰지고 있으며, 이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인력이 플랫폼 기반의 고용관계가 부재한 극도로 취약한 노동 조건에 처해 있다고 미셀리는 주장했다.

그는 "이는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비용·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제도적 설계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셋째는 자원착취 문제로, 데이터센터는 냉각을 위해 수백만 리터의 물과 막대한 전기 사용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환경 영향이나 지역 부담은 고려하지 않는 데다 낮은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그는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해 "초기 건설 붐을 제외하면 150∼200개의 일자리가 전부다. 이는 슈퍼마켓 하나와 거의 같다"며 "차라리 슈퍼마켓을 하나 더 짓는 게 환경오염도 적고 낫다"라고 설명했다.

미셀리는 비판의 초점을 기술 자체가 아니라, 소수 글로벌 기업이 데이터·인프라·노동력을 장악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정치적·지식적 권력 집중으로 돌렸다.

그는 "이 기업들은 사실상 무엇이 진실인지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된다"며 그런 독점적 구조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셀리는 결론적으로 "기술은 언제나 정치적이다. 환경적·사회적 비용을 보지 않고 기술을 숭배하는 것은 오히려 공동체와 지구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며 AI에 대한 무비판적 찬성보다는 비판적 성찰과 사회적 논의를 촉구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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