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눈물로 마지막길 배웅…4명은 사고 11일 만에 발인

울산화력 사고 고인을 보내는 유족과 지인들
[촬영 김근주]
원본프리뷰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김근주 기자 = "불쌍해서 어떡해, 어떡해…", "아이고 이놈아, 어찌 이래 먼저 가노…"
생때같은 남동생을 떠나보낸 누나는 쉰 목소리로 흐느꼈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희생자 김모(63)씨의 발인이 사고 열하루 만인 17일 오전 울산국화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식에 참석한 유족들은 내내 눈물을 훔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장례지도사의 말에 따라 고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를 할 때는 차마 그리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오열했다.
고인은 사고 이튿날 오전 매몰 위치가 발견됐으나, 구조물 추가 붕괴 위험 탓에 발견 나흘 뒤에야 주검으로 수습됐다.
고인의 유족은 울산의 다른 병원에서 장례 절차를 마무리한 뒤 다른 희생자들과 같은 날 발인하고자 기다려왔다.
김씨와 함께 작업하다 숨진 다른 3명의 발인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잇달아 엄수됐다.
이 중 이모(65)씨의 유족은 여전히 마음이 진정되지 않은 듯 심호흡하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이씨는 사고 후 닷새간 실종 상태였다가 11일 밤 발견된 뒤 이튿날 새벽 주검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씨의 두 딸은 눈시울을 붉히며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사고 후 유일하게 의식이 있던 매몰자였던 김모(44)씨의 발인식에는 아직 어린 자녀들이 상복을 입고 발인식에 참석했다.
자리에 함께한 적십자 재난 심리활동가들이 아버지를 잃은 어린 상주의 충격을 달랬다.
김씨는 철 구조물에 팔이 낀 채 사고 발생 1시간 10여분 만에 생존한 채 발견됐으나, 겹겹이 가로막은 잔해와 막대한 하중의 구조물로 인해 다음날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김모(62)씨의 발인을 끝으로 이번 사고 희생자 7명의 발인이 모두 마무리됐다.
김씨 유족은 장지로 가기 위한 운구 직전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주저앉아 목 놓아 울었다.
김씨는 사고 후 열흘째 위치를 찾지 못하다가 약 200시간 만인 지난 14일 밤 마지막으로 수습된 매몰자다.
이날 발인식에는 붕괴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 해체 공사의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 시공사 HJ중공업, 도급업체 코리아카코 등의 관계자 20여명도 자리했다.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은 일부 유족에게 다가가 "죄송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 6일 발생한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 7명 가운데 다른 3명은 앞서 충북, 서울, 울산 등지에서 이미 발인을 마쳤다.
jjang23@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