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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연구팀, 분노·억압이 만드는 '화병' 사상성격검사로 규명
입력 2025.11.04 01:22수정 2025.11.04 01:22조회수 2댓글0

화병 연구 이미지

[부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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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기준에 실려 있는 '화병'의 정신병리적 임상 특징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부산대학교는 한국 고유의 문화적 배경에서 발생하는 심신질환으로 인식돼 온 '화병(Hwabyung)'의 정신병리적 임상 특징을 규명한 연구 논문이 최근 국제 학술지 '바이오피지코소셜 메디슨' 온라인판 10월 30일 자에 게재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채한 교수 연구팀, 경희대 한의과대학 강동한방병원 김종우 교수팀, 경성대 심리학과 이수진 교수팀이 참여했다.

'화병'은 사회적 순종을 강조하는 전통적 유교 문화와 한국인의 정서적 특질인 '한(恨)'이 결합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질환이다.

장기간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와 감정 억압으로 인해 몸속에 열이 쌓이며, 분노·불면·우울·대인관계 곤란 등 정신적 증상과 함께 열감·홍조·두통·가슴 답답함·호흡곤란 등 신체적 증상을 동반한다.

그동안 고유한 발병 기전과 정신병리적 특징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한국 문화권에서만 나타나는 불분명한 증후군으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젊은 세대와 국내 외국인 환자에게서도 발생 빈도가 늘고 있다.

연구팀은 화병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한의학의 음양심리 이론을 표준화한 '사상성격검사(SPQ)'를 활용해 심신 증상과 생물심리학적 프로파일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화병 환자에게 높은 행동적 과민성·충동성(SPQ-B), 낮은 인지적 경직성·비관주의(SPQ-C), 낮은 정서적 고립·취약성(SPQ-E) 등을 확인했다.

채 교수는 "마치 지문처럼 화병만의 독특한 정신병리 프로파일을 발견함으로써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과 손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사상성격검사가 사상 체질의 과학적 임상 진단에도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신질환의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와 이 교수는 "화병이 감정 억압 단계에서 시작해 가슴 답답함과 열감 등 신체화 단계를 거쳐 마지막으로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넘어 사소한 자극에도 분노가 폭발하는 단계로 진행된다"며 "화병 치료를 위해선 안정적 행동을 유도하고 긍정적 인지와 정서적 공감을 증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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