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와 美핵항모 함께 승선…희토류 공급 합의·경영자에 투자 요청
공동 기자회견은 안 하고 성명도 안 내…오늘 李대통령과 정상회담

조지워싱턴호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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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방일 일정을 마치고 29일 일본을 떠나 순방 마지막 방문 국가인 한국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말레이시아를 거쳐 일본에 입국해 전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했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새로운 미일 동맹의 황금시대'를 열 것을 선언하고, 안보·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동승해 요코스카 미 해군 기지로 향했고, 함께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승선해 미일 동맹이 굳건하다는 사실을 과시했다.
양 정상은 둘 모두와 친분이 깊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개인적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자신을 '도널드'로 불러 달라고 했고, 다카이치 총리 호칭으로는 '사나에'를 사용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아베 전 총리를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과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양국 정상이 별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고, 회담 직후 서명한 문서도 미일 관세 합의 이행, 희토류 공급·확보 등 경제 분야에 치우쳐 안보 협력은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일본 방문에서 '실리 외교'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짚었다.
마이니치신문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아시아 순방의 주요 주제는 대미 투자 등 경제적 이익 확보"라고 해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일본과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나섰고 일본 기업 경영자들과 회동하며 투자 필요성을 호소했다.
그는 재계 관계자들과 만남에서 미일 무역 합의와 관련해 "이 거래는 고용과 기회, 부와 안전보장을 태평양 양쪽에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만일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내게 전화해 달라"며 "다른 장관을 제쳐 놓고 내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맞춰 일본 기업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미국 사업 목록을 공개했다.
일본 언론은 이들 사업의 규모가 총 4천억 달러(약 574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으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전날 최대 4천900억 달러(약 703조원) 규모의 투자 확약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액은 5천500억 달러(약 789조원)다.
닛케이는 "트럼프식 외교에 대응해 일본 정부도 공동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공동성명을 내지 않았다"며 "북한, 중국에 대한 안보 인식 조율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고 짚었다.
미일 정상은 북한과 중국의 군사 위협, 대만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와 관련된 결과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재진에 구두로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30일에 개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회동' 등을 염두에 두고 발언을 다소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매우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년 만에 찾은 일본에서 나루히토 일왕 면담,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 온 아베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도 만났다.
아키에 여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며 "남편을 지금도 중요하게 생각해 주고 따뜻한 말을 해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양 정상의 대좌는 지난 8월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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