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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바꾸기 위해"…우크라편에 서 총든 러시아인들
입력 2025.09.15 07:07수정 2025.09.15 07:07조회수 0댓글0

러시아 의용대,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대러 작전
"푸틴 비판하면서도 아무 행동 안 하는 모습에 좌절"


우크라이나 편에서 싸우는 러시아의용대 및 러시아 자유군단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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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전쟁이 끝나도 푸틴이 쓰러질 때까지 싸우겠다"

우크라이나 군인의 말이 아니다.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한 고국에 등을 돌린 러시아인의 각오다.

'화이트'라고 이름을 밝힌 이 26세 러시아인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는 러시아의용대(RDK)에 자원해 지난 2년간 전선에서 조국과 대적했다.

RDK에서 싸우는 수백명 중 한명인 화이트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외곽 훈련장에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항상 내 이상에 따라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이 신문에 따르면 RDK 구성원의 연령과 배경은 다양하다.

화이트는 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출신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시작될 당시 기계공이었던 화이트는 폭행죄로 3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그는 교도소에서 발탁돼 바그너그룹 용병으로 복무할 기회를 얻었으며, 그 대가로 전과 기록이 말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화이트는 곧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붙잡혀 억류됐다. 9개월 후 그는 포로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석방돼 러시아에서 자유인으로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화이트는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기로 하고 2023년 6월 RDK에 합류했다.

현재 화이트는 RDK 돌격 부대를 지휘하며 러시아군과 전선에서 맞서는 작전을 이끌고 있다. 3주 전 이 부대는 전선에서 16명의 러시아군 포로를 붙잡기도 했다.

극우 극단주의자 데니스 니키틴이 창설한 RDK는 러시아로부터 테러 단체로 지정돼 있다. 2024년 3월 최대 규모의 국경 침공 작전에도 참여, 다른 반(反)크렘린 분리주의 단체들과 함께 벨고로드와 쿠르스크의 접경지로 진입했다.

화이트는 "우리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때로는 러시아에 들어가 사보타주 작전을 수행하고 철수한다"며 "대부분 푸틴 정권과 엘리트층을 상대로 싸운다. 러시아를 바꾸기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 연 러시아의용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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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K에는 화이트 같은 바그너그룹 출신 외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출신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반 시민이다.

21세 자원병 네이도 결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년 시절 대부분을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보낸 그는 이후 러시아로 돌아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모습에 좌절감을 느꼈다.

네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자라며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정신을 체화했다. 그래서 러시아의 안정된 삶을 버리고 전장에 합류한 것"이라며 "푸틴이 권력을 잡는 한 절대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DK의 참모총장인 '포르투나'는 러시아의 억압적인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2017년 우크라이나로 이주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동포를 상대로 무기를 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포르투나는 "푸틴 정권은 전쟁 위에 세워졌다. 권력을 잃지 않고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며 "그 통치 아래 러시아는 빈곤과 무법 상태로 빠져들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미사일과 강력한 군대를 통한 위대함이라는 환상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스크바 출신 마케팅 전문가였던 23세의 키르도 2023년 편안한 삶을 뒤로하고 RDK에 합류했다. 현재 드론 부대 소속인 그는 가족에겐 유럽에서 일한다고 했다. 안전상 이유로 가족과 연락도 끊었다.

키르와 그 동료들은 푸틴 대통령만 제거된다고 해서 러시아의 해묵은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키르는 "모든 것이 푸틴과 함께 끝나진 않을 것이다. 전체 체제를 처음부터 재구축해야 한다"며 "우리가 그걸 해낼 수 있을지는 별개지만 우선은 우크라이나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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