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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진출 10년 지났는데…'방송 위기론' 대응전략 없어"
입력 2025.06.23 04:40수정 2025.06.23 04:40조회수 0댓글0

"미디어산업 글로벌·디지털화에도 구 시스템 여전…체질 개선 시급"


KBS MBC SBS

[연합뉴스TV 제공]

원본프리뷰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지난 10년간 넷플릭스는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 지형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기존 방송은 유튜브에 시청 시간과 광고를 빼앗긴 데 이어 넷플릭스에는 제작과 유통을 중심으로 마지막 경쟁력이던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마저 빼앗겼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23일 '방송문화' 여름호에 기고된 '킹덤부터 폭싹 속았수다까지, 넷플릭스 한국 10년!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의 변화와 방송사의 과제'(유진희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겸임교수)에 따르면 '방송 위기론'은 넷플릭스 진출 전부터 제기됐던 것이고,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들어온 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응 전략은 물론 논의조차 없는 실정이 문제로 지적된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방송사들은 3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 콘텐츠들을 꾸준히 배출했지만, 최근 주요 미디어 업계 시상식만 봐도 넷플릭스가 드라마는 물론 예능까지 휩쓰는 분위기다.

올해 4월 기준 국내 상위 10개 방송 채널의 평균 시청률은 지상파와 유료 방송 모두 1%에 머물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천406만명을 기록했다. 국내 인구의 28%가량이 시청한 셈이다.

방송사들이 편성 일정을 맞추기 위한 '쪽대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넷플릭스는 심지어 촬영보다 후반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하기도 하는 등 충분한 제작 시간 보장으로 업계 판도를 바꿔놨다.

또한 국내 법적 규제와 각종 심의가 방송사들 발목을 잡는 동안 넷플릭스는 크리처극 같은 실험적 시도를 자유롭게 이어갔다.

유 교수는 "여기에 드라마와 예능 제작비로 각각 평균 300억원, 100억원 수준을 투입하는 자본력은 시청자 이탈과 광고 매출 감소의 이중고를 겪는 방송사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가 됐다"고 짚었다.

결국 지난해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방송채널사업자(PP)를 통틀어 국내 주요 방송사들이 제작하고 편성한 드라마 수는 67편으로 2010년대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능 시장도 심상치 않다. 넷플릭스 일요 예능 '도라이버'는 KBS가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폐지해 넷플릭스로 갔다가 '대박'이 나서 국내 업계를 심란하게 했다.

유 교수는 "오늘날 미디어 산업은 '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요약된다"며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 덕분에 미디어 제왕으로 등극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방송사가 기존에는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를 동시에 수행해왔지만 이제는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이 약화했고, 앞으로는 콘텐츠 사업자로서 해야 할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비해 조직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또 시청률 0.9%로 시작해 17.6%로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사례를 들어 시청자와의 직접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통한 팬덤 형성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예산 콘텐츠 중심의 편성 구간을 꾸준히 운영하고, OTT 사업자들과 협업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 교수는 "장기간 구축해온 조직과 시스템을 새 미디어 환경에 맞춰 전환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디지털화와 글로벌화가 완성된 21세기 미디어 시장에서 방송 경쟁력 확보를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실현할 수 있는 비전 수립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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