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 넘보던 코스피 2,900 내줘…단기 급등한 국내증시 조정 빌미
美 관세발 기업이익 둔화 흐름 속 '전면전 확전' 여부 촉각
"주말 상황 주시해야…美·이란 반응 따라 사후 대응해야"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라 화염과 연기가 솟아오르는 이란 테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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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에 나서는 등 중동 위기가 격화하자 13일 코스피가 어렵게 회복한 2,900선을 내주며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랠리로 코스피 3,000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국내 증시는 글로벌 정세 악화에 따른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전면전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확대될 경우 추가 하락이 우려되는 만큼 증시의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 안팎의 약세로 2,900선을 오르내리다 2,880대로 물러섰다. 오전 11시 5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37.95포인트(1.29%) 내린 2,882.30을 기록 중이다.
7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로 지수를 견인한 외국인이 이날 오전 매도세로 전환했고,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 대부분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2,920대로 마감하며 손에 잡힐 듯했던 코스피 3,000 회복도 좀 더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반면 중동발 위기로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흥구석유[024060]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주도 흥아해운이 20.94% 급등하는 등 동반 상승세다.
방산주 역시 풍산[103140](19.18%), 휴니드[005870](14.72%), LIG넥스원[079550](11.96%) 등이 초강세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진 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파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전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핵무기 비확산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명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이란은 미국의 협상안을 거부하고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 건립 의지를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를 빌미로 이란 내 핵시설 등 수십 곳에 대한 선제타격을 단행했다.
이란은 자국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레드라인'으로 간주하는 만큼 중동 사태의 확전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한 직후 전해진 중동의 전운 소식에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1% 넘게 급락하자 동반 하락세로 전환했다. S&P500 선물과 나스닥100선물은 1.9% 하락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급등한 국내 증시의 단기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올라 8.24%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주식시장에서 그간 상승에 따른 조정의 명분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국내 수출과 글로벌 경기가 후퇴하는 흐름 역시 이번 사태로 인한 악영향을 키울 수 있다.
나아가 한동안 잠잠했던 지정학적 위기가 재격화할 경우 글로벌 경기에 더욱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면전만 아니라면 단기간의 변동성 확대 이후 (증시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업 이익이 둔화하는 와중이라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주말에 전면전 여부의 가닥이 잡힐 수 있어 관련 이슈에 좀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연구원도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란 핵시설을 정말 타격했는지, 이란이 어느 정도 수위로 보복할 것인지가 될 것"이라며 "과거처럼 서로 합의 하에 몇 차례 교전 시늉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선 미국과 이란의 반응을 지켜보며 사후 대응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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