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한석홍 작가 유족, 국립해양유산연구소에 필름 등 765점 기증
추후 일반 공개 예정…"역사 기록한 사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길"

신안선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 전시된 모습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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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문화유산 사진 분야를 개척한 고(故) 한석홍(1940∼2015) 작가가 40여 년 전 촬영한 신안 해저 유물 사진이 다시 빛을 본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한 작가가 1980년대 신안선에서 발견된 각종 유물을 촬영한 필름 등 기록 자료 765점을 기증받았다고 10일 밝혔다.
한 작가는 문화유산 사진 분야를 일궈낸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7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호암 수집 한국 미술 특별전' 사진 작업을 맡으며 실내 유물 촬영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문화유산 전문 사진가로 이름을 알렸다.

고(故) 한석홍 사진 작가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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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주 석굴암 석굴' 사진이 대표적이다.
그는 1981년, 1986년, 2000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석굴암 내부 구석구석을 촬영했고, 지금도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석굴암 사진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번에 유족이 기증한 자료는 신안선 관련 자료다.
신안선은 1323년 중국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다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무역선을 일컫는다.
1975년 한 어부가 우연히 발견한 뒤 이듬해부터 1984년까지 발굴 조사가 이뤄져 도자기와 각종 공예품, 동전 등 유물 2만7천여 점이 나왔다.

신안 해저 유물 운반 상자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 전시된 유물 운반용 상자 모습. 2023년 10월 촬영한 사진. 2025.4.10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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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선 발굴 조사는 우리나라 수중 고고학이 시작되는 계기로 큰 의미가 있다
한 작가는 1981∼1985년 당시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이 펴낸 '신안 해저 유물' 도록 작업을 맡아 다양한 유물을 사진으로 기록한 바 있다.
이후 1994년 수중 문화유산 발굴을 전문으로 하는 국립해양유물전시관(현재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이 개관하는 과정도 다양한 사진으로 남겼다.
연구소 측은 "'신안 해저 유물' 자료집이 나왔을 당시 촬영한 원본 필름이자 전시관 개관 도록에도 실린 자료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기증받은 자료를 추후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 신안선 발굴 조사 50주년을 앞둔 만큼 필름을 디지털 자료로 전환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 뒤, 온라인 등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지난 7일 열린 해양유산 기록물 기증식 모습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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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 유족은 그간 문화유산 사진 자료를 여러 차례 기증했다.
2019∼2020년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왕실 회화와 궁궐 전각 등을 촬영한 사진 필름 490여 점을 기증했고,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도 석굴암 자료 1천100여 점을 기꺼이 내놓았다.
아들인 한정엽 한국문화재사진연구소 실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문화유산 사진은 역사의 한 부분을 담은 사료이자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기증의 의미를 밝혔다.
그는 "국민 누구나 손쉽게 자유롭게 자료를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故) 한석홍 작가 측이 기증한 석굴암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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