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활사업 박람회…자활사업 우수 지자체·유공자에 표창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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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당장 주저앉을 것 같은 제게 자활사업은 한 가닥 희망이었습니다. 다달이 월급을 받으며 세 딸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무 능력도 없는 제가 '발전하고 있구나'라고 느끼며 하루하루 채워 가는 것도 다 고마웠어요."
3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2024 자활사업 박람회에서 성공 수기 공모전 대상을 받은 조지혜 씨는 수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스물한 살에 생긴 아이를 책임지려 꿈 많던 대학 생활을 그만두고 결혼한 지혜 씨. 그의 삶은 사랑스러운 세 딸을 책임지고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고군분투한 서사였다.
어린 나이에 엄마라는 이름으로 삶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남편의 사고와 장애 판정, 가정폭력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일한 이유'인 딸들을 생각하며 버텼다.
그러나 남편의 폭력이 딸들에게까지 향하자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가정폭력 후유증으로 병원에 다니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드는 자책감은 지혜 씨를 너무나 괴롭게 했지만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강한 엄마였기 때문에" 그는 힘을 내고 또 냈다.
지혜 씨는 이즈음 "이 사회엔 내가 두 발 딛고 설 수 있는 곳이 없어 보였다"고 말한다.
그러다 찾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안내받은 자활사업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모두 힘들다고 하는 편의점 업무도 흥미롭고 고맙기만 했다. "뭐든지 열심히 하고, 쾌활한 성격을 타고났다"는 그는 나이 어린 다른 참여자들과 발맞추는 것에도, 고객을 맞이하는 것에도 최선을 다했다.
지혜 씨는 업무 능률이 오르는 것, 직무교육을 받아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그 덕에 새로운 일을 맡게 된 것이 "인생의 여러 어려움으로 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을 많이 채워 줬다"고 회고했다.
"가슴에 큰 돌처럼 앉아 있던 빚을 일부 갚은 것만으로도 제 미래엔 희망이 생겼어요. 지금은 잘 살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설렘이 있어요."
그의 다음 도전은 자활근로 대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외부 취업에 성공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더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서다.
"누군가 저처럼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면 자활을 통해 희망의 불씨를 틔울 수 있었으면 해요. 아직 세상은 살아갈 만하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볼펜 조립해 따뜻한 기부까지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4일 오전 인천시 동구 만석동 한 자활 사업장에서 쪽방촌 주민들이 볼펜을 조립하고 있다. 인천 쪽방촌 주민들은 최근 자활 근로 등을 통해 성금 221만원을 모아 16년째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2024.1.24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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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람회에서는 지혜 씨 외에도 자활사례관리 공모전 당선자, 취약계층 고용과 사회 가치 창출에 기여한 우수 자활기업, 청년자립도전자활사업 우수사례 공모 당선자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한 해 동안 자활사업을 우수하게 수행한 지자체에는 대통령 표창 1점과 국무총리 표창 1점, 복지부 장관 표창 12점이 수여됐고 지역자활센터 종사자와 담당 공무원, 유관기관 종사자 등 96명도 장관 표창을 받았다.
또 자활기업, 광역지역자활센터, 사업단 등이 73개 부스에서 자활생산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활근로사업은 저소득층에게 근로 기회를 제공해 자활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근로유지형, 사회서비스형, 인턴·도우미형, 시장진입형 등의 유형이 있으며 참여자는 맞춤형 자립 경로 설정을 위한 역량탐색, 교육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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