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의혹에 훈육이라던 어린이집 원장 징역형 집행유예

입력 22. 06. 23 14:20
수정 22. 06. 23 14:20

※ 기사와 직접 관계가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연합뉴스TV 제공]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아동학대 의심 신고에도 훈육의 방법이라고 주장한 공립어린이집 원장이 14차례에 걸쳐 아동에게 한 행위가 학대로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서근찬 판사)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 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부산 해운대구 공립어린이집 원장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아동 관련 기관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학부모들에게 피소되자 훈육의 방법일 뿐 학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어린이집을 계속 운영했다.

이에 피해 아동 신고가 늘어나면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집단 퇴소시켰고 해당 어린이집은 폐원됐다.

당시 A씨는 아동학대를 의심하는 보도가 나가자 반론 보도 청구서를 보내 "이 사건은 아동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그런 종류의 학대 사건이 아니다"며 "수사나 재판 결과를 보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인에 불과한 원장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는 것은 정당한 일이 아니니 기사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작 정연주, 최자윤] 일러스트

어린이집·유치원 아동학대 폭력 (PG)

[제작 정연주, 최자윤] 일러스트

 


수사 기관과 1심 법원이 폐쇄회로(CC)TV 내용을 확인해 인정한 학대를 살펴보면 A씨는 손에 들고 있는 책을 세로로 세워 아동 머리를 내리치거나 등을 강하게 내리치는 바람에 아동이 테이블에 이마를 부딪치기도 했다.

또 주먹으로 가슴 부위를 2회 쳐 아동을 뒤로 넘어지게 하고, 뜨거운 커피가 담겨 있는 머그잔을 아동 입 부위에 갖다 대고 양손으로 아동 양팔을 잡고 몸을 흔들어 울음을 터트리게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훈육의 의도 내지 목적이 내포되었다고 하더라도 건전한 사회 통념상 훈육을 위한 적정한 방법이나 수단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피해 아동들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며 자격, 경력 등에 비추어 보면 이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일부는 학대 행위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도 어려운데 정도가 무겁지 아니한 일부 범행에 대하여는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면서 반성하는 태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