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알코올농도 0.033%에서 적발…취기 '상승기' 여부 놓고 공방
항소심 재판부 "범죄 증명 없는 경우 해당"…벌금 200만원→무죄

음주 운전 단속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원본프리뷰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오후 9시 30분 vs 오후 10시'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살짝 넘는 혈중알코올수치 상태로 경찰에 적발돼 1심에서 유죄를 받은 공무원이 2심 법정에서 혐의를 벗었다.
술자리가 끝난 시각이 쟁점이었던 이 재판에서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에 더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전주지법 형사3-3부(정세진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북특별자치도청 팀장급 공무원 A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내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25일 오후 11시 20분께 술을 마시고 도청 주차장에서 약 500m 떨어진 자택까지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민 신고로 적발된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0.03%)를 초과한 0.033%로 측정됐다.
변호인은 "A씨가 회식에서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시각은 공소장에 기재된 당일 오후 9시 30분이 아니라 오후 10시였다"고 주장했다.
통상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이후 30∼90분에 최고치로 나타나기 때문에 당시 A씨의 취기는 '상승기'에 있어 경찰의 측정 수치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였다.
A씨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0.004%만 낮게 측정됐어도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변호인은 이 주장을 법정에서 주된 논리로 내세웠다.
1심 재판부는 술자리 비용의 결제 시간이 사건 당일 '오후 9시 38분'인 점을 근거로 A씨의 마지막 음주 시간이 그 이전이라고 보고 유죄를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이 판단이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처벌 기준치를 불과 0.003% 초과하므로 범죄 구성요건의 사실인정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회식이 15∼20분 뒤에 끝날 줄 알고 '마지막 잔 고르기를 하면 그 정도 시간이 걸리겠다'라고 판단해 그 이전에 결제했다고 진술했다"며 "위 내용은 경험칙에 비춰 비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회식 참가자의 진술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실제 음주 종료 시각이 당일 오후 10시께라고 보면 음주 측정 시점은 그로부터 약 84분이 지난 때이므로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는 '30∼90분' 범위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운전 종료 시점 및 음주 측정 시점이 상승기에 속했거나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를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하강기라고 본)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jay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