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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진 지운 격전지 공화 후보들…갈수록 '거리두기' 뚜렷
입력 2026.10.08 12:59수정 2026.10.08 12:59조회수 0댓글0

경합지 후보 3명 중 2명 '트럼프 지우기'…트럼프표 정책에도 반대
트럼프 "메인州 갈 것"…콜린스 상원후보 "트럼프, 메인 안올 것"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들과 치열하게 맞붙는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30% 선이 위태로워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그리고 예전만 못한 그의 브랜드 파워에 기대기보다는 차별화를 모색하는 게 선거에서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경합지로 분류되는 62곳의 공화당 후보 가운데 41명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적으로 결별하거나 그와의 관계를 축소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의회 표결, 공개 발언, 선거운동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합지 후보의 약 3분의 2가 트럼프 대통령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이들 중 12명은 대부분 당의 후보 지명을 확보한 뒤 선거운동 웹사이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사진, 지지 선언을 삭제했다. 경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덕을 봐 놓고 본선에서 배신한 격이다.

이런 조짐은 공화당 후보들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분석한 지난달 16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이들이 SNS에서 슬그머니 '트럼프 지우기'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공화당 후보들의 거리 두기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물리적 접촉을 피하는 모습, 즉 지난달 9∼10일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률과 트럼프 대통령의 순회 지원유세에 대한 반응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전당대회는 지지층 결집을 노린 트럼프 대통령의 승부수였다. 정작 공화당 상·하원 후보 참석자는 100명 안팎이었다.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합쳐 470명을 뽑는 것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 이후 미 전역을 도는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거의 하루에 한 지역 꼴로 다닌다. 그는 경합지 35곳을 모두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대표적 경합지인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공화)은 전날 민주당 후보와의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메인주에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메인주에도 갈 것 같다"고 말한 지 하루 지나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경합지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지원 유세를 한다. 이 자리에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순회 유세 초반 앨라배마와 네브래스카 등 공화당이 강세인 주(州)를 찾은 것을 놓고도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격전지 후보들의 '노 땡큐' 손사래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길을 다른 곳으로 돌린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부흥회식' 집회와 유세장에 점점 빈자리가 늘고 있으며, 이는 지지층 내에서 그의 브랜드 파워가 떨어졌음을 시사한다고 짚기도 했다.

CNN도 "떠들썩한 대규모 행사에서 지지 기반을 결집하는 능력은 트럼프의 정치적 브랜드에서 핵심적 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많은 공화당 인사들이 그런 집회를 득보다 실이 더 큰 것으로 보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집회 인파와 열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내 집회가 공화당을 다시 구하고 있다"며 이를 부인하는 듯한 글을 잇달아 올렸다.

경합지의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사격을 꺼리는 이유는 휘발유·경유 가격이나 이민자 추방 등 유권자의 표심을 좌우하는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꼬리표가 부담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요 경합지인 미시간의 마이크 로저스 상원의원 후보(공화)는 캐나다와의 무역 갈등이 지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캐나다와의 무역 전쟁을 끝낼 것을 촉구하는 선거 광고를 공개했다.

한편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점, 그리고 자신에게 등을 돌린 사람에게 무자비한 정치 보복을 가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공화·네브래스카)은 트럼프 대통령의 쇠고기 수입 확대를 맹비난했으면서도 그의 지원 유세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對) 이란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찬성으로 돌아섰던 매리어넷 밀러믹스 하원의원(아이오와·공화)은 지역구의 대규모 제철소 투자 계획이 발표될 때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섰다.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거나 그와 인간적으로 결별을 선언하는 이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선거의 패색이 짙어지고 실제 참패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당내로부터 레임덕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내 지지 기반과 공화당 인사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잃었다면, 그에게는 별로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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