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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금지법 때문에 죽었다"…美임산부 유가족, 텍사스주에 소송
입력 2026.09.18 04:37수정 2026.09.18 04:37조회수 0댓글0

법적 예외지만 소송 공포에 의료진이 수술 거부…상원의원 후보도 피소


2022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낙태금지법 반대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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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州)의 엄격한 낙태 금지법 때문에 고위험 산모가 목숨을 잃었다며 유가족이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7일(현지시간)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년 전 숨진 임산부 티에라 워커의 유가족은 지난 15일 샌안토니오 소재 주 1심법원에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과 주정부 관계자, 담당 의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에 따르면 워커는 2024년 임신으로 인해 고혈압과 단백뇨가 발생하는 자간전증, 이른바 임신중독증을 앓자 수개월에 걸쳐 임신 중절을 요구했다.

당시 의료진은 수술 대신 상태가 나아질 것이라는 조언만 한 뒤 워커를 자택으로 되돌려보냈고, 마지막 내원 후 이틀 만에 워커는 37세의 나이로 숨졌다.

원고 측은 "워커가 임신 기간 중 어느 시점에서든 낙태 수술을 받았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출산ㆍ임산부ㆍ신생아(PG)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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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는 2021년 태아의 심장이 뛰는 한 낙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낙태 금지법이 통과됐다. 2022년 발효된 이 낙태 금지법에서는 누구나 주 정부를 대신해 낙태를 시술한 의료진을 고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 낙태 수술을 한 의사는 최대 징역 99년, 최소 10만 달러(약 1억4천만원)의 벌금, 의료 면허 취소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팩스턴 주 법무장관은 당시 텍사스 주민에게 낙태약을 처방한 의료진을 상대로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워커의 경우에는 낙태를 할 수 있는 의학적 비상 상황에 해당하지만,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는 낙태 금지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을 두려워해 수술을 꺼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 법률 대리인인 몰리 드웨인 변호사는 "워커의 사례는 낙태 금지법의 예외 조항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워커조차 예외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의사들이 겁에 질려 조처하지 않는다면 의학적 비상 상황이라는 법적 조항은 종이 위에 쓰인 글자에 불과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워커 외에도 텍사스주에서 임신 관련 치료가 거부되거나 지연돼 사망한 여성 환자가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텍사스 주정부 보건청은 2년에 한 번씩 9월 초에 모성사망 통계를 공개해왔지만, 올해는 관례를 깨고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발표를 미루기로 했다.

이 때문에 텍사스에서 낙태를 불법화한 이후 모성 사망이 얼마나 늘었는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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