삵·수달 등 1년 만에 안식처 되찾아…기후위기 속 지속 가능한 수자원 대책 시급

남대천 수달
[촬영 유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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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물이 다시 늘어나자 하천의 주인들도 다시 돌아왔다.
강릉지역은 지난해 7월부터 9월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과 극심한 강수 부족으로 가뭄 재난 사태가 선포될 만큼 사상 초유의 혹독한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상수원인 오봉저수지로 유입되는 물이 줄면서 저수율이 크게 떨어졌고, 지난해 9월 중순에는 11.5%까지 내려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강릉시는 제한 급수를 시행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강릉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남대천 역시 가뭄에 바짝 말라 자갈밭이 그대로 드러났고 흐르던 물줄기조차 모두 사라진 황량한 상태가 됐다.

남대천 건너는 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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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지 않자 남대천을 주름잡던 수달은 자취를 감췄고, 흔히 보이던 오리와 백로, 왜가리 등도 서식지를 잃고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나 올해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70%를 훨씬 상회하고 남대천 수량이 다시 풍부해지면서 자취를 감췄던 생명들이 하나둘 보금자리로 돌아와 남대천 생태계의 건강성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가뭄의 시련을 견뎌내고 돌아온 남대천의 깃대종 수달(천연기념물·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의 활기찬 모습이 곳곳에서 다시 목격되고 있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굽이를 가르며 유유히 수영하거나 즐겨 찾는 사냥터에서 피라미 등 물고기를 날렵하게 낚아채는 역동적인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백로(좌)와 검은댕기해오라기의 개구리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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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수달의 정착은 남대천 수질과 먹이사슬이 건강하게 복원되었음을 증명한다.
가까이 들여다본 남대천은 더 역동적이다.
또 다른 최상위 포식자인 삵(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풀숲 깊은 곳에 은밀히 숨어들어 백로와 검은댕기해오라기, 흰뺨검둥오리를 노리는 모습이 보였다.
삵의 출현에 물고기를 사냥하던 중대백로가 소스라치게 놀라 "꽥꽥" 소리를 지르며 공중으로 날아올라 위험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먹이 사냥 나선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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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천 물총새의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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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앞니를 가진 수컷 고라니는 주변을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주민들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남대천을 한가로이 건너 풀숲으로 이동하는 평화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작은 여울목에서는 최고의 물고기 사냥꾼 검은댕기해오라기와 백로가 영역 다툼없이 사이좋게 물고기는 물론 개구리까지 잡는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가뭄에 물이 끊겼던 보 아래에서는 검은댕기해오라기와 백로, 왜가리 등이 상류로 거슬러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기막힌 솜씨로 낚아채는 사냥 기술을 선보였다.
휴일에는 여울에서 낚시꾼이 은어를 잡는 모습도 돌아왔다.

지난해 여름 가뭄으로 맨바닥 드러났던 남대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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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천에서 먹이 찾는 참새떼와 낚시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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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숲 사이로는 참새 떼가 씨앗을 찾아 지저귀며 날아다니고, 비둘기들은 물가에 모여 시원하게 목욕을 즐긴다.
이달 하순 물수리(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까지 찾아오면 남대천은 생기가 한층 더 넘치게 된다.
남대천으로 돌아온 수달과 삵 등 야생동물들의 활기찬 모습은 자연이 가진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는 반가운 신호다.
하지만, 가뭄과 폭우가 반복되는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해 남대천의 안정적인 수량 확보와 유역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수자원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
다시 흐르는 남대천에서 수달을 비롯한 남대천의 주인들이 오래도록 안전하게 보금자리를 지켜나가도록 힘써야 할 때다.

은밀하게 풀숲에서 이동하는 삵
[연합뉴스 자료사진·촬영 유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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