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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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에서 특허권 침해 소송을 당하자 대만 정치권과 업계 전문가들이 소송 배경과 파장을 놓고 촉각을 세웠다.
12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TSMC로 하여금 대미 투자에 적극 나서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인텔 등 미국 반도체 회사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대만 내에서 나오고 있다.
천충 전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은 이번 소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러 차례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한 것과 관계있다고 주장했다.
천 전 행정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반도체 산업이 1976년부터 시작됐고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오늘날 세계를 선도하는 공급망을 이룩한 사실을 모른다고 지적한 뒤 "프랑스 양조장들은 부르고뉴, 보르도 등 자국의 고급 와인이 1위라는 사실에 취해 경쟁자들이 조용히 따라잡고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쩡허우런 주캐나다 대만 대표는 캐나다 온라인매체 아이폴리틱스에 "대만 반도체의 굴기(우뚝 섬)는 절대 훔친 것이 아니다"라며 대만 반도체 업계가 수십년에 걸친 노력 끝에 오늘날 과학기술의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라이스바오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미국 측의 이같은 움직임이 "TSMC의 대미 투자를 통한 공장 설립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동시에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또 한편으로 특허 소송을 통해 대만의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인 TSMC에 타격을 주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미 성향의 민진당 정부가 이미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TSMC가 적절한 대응에 나서지 못한다면 대만 TSMC가 'ASMC(미국의 TSMC)'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으며,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전세계를 선도하는 첨단 공정 경쟁력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아일랜드 기업이 정치적 로비스트를 고용해 미국 국회의원들을 이용한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매체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기업 롱지튜드 라이선싱과 말린 세미컨덕터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이달 중 예비판정이 내려지면 ITC가 10월께 최종 결정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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