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스페이스X IPO서 中·홍콩 투자자 배제…오픈AI도 동참 가능성"
中당국, 해외투자 규제 강화…무역 분야 넘어선 디커플링 심화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중국 본토와 홍콩의 투자자들은 이 열풍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가 중국과 홍콩 투자자의 IPO 참여를 제한한 데 이어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향후 상장 때 유사한 방침을 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도 최근 해외투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미중 패권경쟁이 기술 통제를 넘어 자본시장으로까지 확대되며 양국 간 '돈의 국경'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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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대' 스페이스X IPO에 中·홍콩 투자자 참여못해
중국과 홍콩의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의 IPO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외됐다고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5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발언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익명을 요청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는 이날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최종 책정했으며 이번 공모를 통해 5억5천556만 주를 매각해 750억 달러(약 113조8천억원)를 조달하게 된다.
2019년 아람코가 세운 기록(294억 달러)를 깨고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기업공개에서 중국 투자자들이 배제된 것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중국과 홍콩 투자자들의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참여가 제한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NYT는 오픈AI도 올해 상장할 때 이와 유사한 제한을 둘 가능성이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오픈AI가 이미 비공개 자금조달에서 중국 투자자의 참여를 금지했다고 덧붙였다.
각 기업이 이러한 방침을 도입하는 구체적인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작용했는지도 불분명하다.
다만 두 기업 모두 미국 정부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미 워싱턴 정가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오픈AI를 제치고 '인공지능(AI) 공룡'으로 주목받고 있는 앤트로픽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페이스X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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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기업 IPO 새 관행 되나…자본시장으로 번진 디커플링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향후 미국 핵심 기술기업의 자금조달에서 중국 자본 배제가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의 금융권 인사들은 중국 본토·홍콩 투자자들이 미국의 주요 기업공개에서 아예 제외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중국 투자자들은 이미 최근 몇 년간 민감한 분야의 비공개 투자에서 배제되는 상황을 겪어왔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과학기술 등과 관련한 무역, 투자, 협력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자문회사 아시아그룹의 한린은 "이러한 제한은 미국 테크 기업과 AI 기업들 사이에서 더욱 널리 퍼지는 분위기"라며 "이들 기업은 국가안보, 지식재산권 보호,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 투자를 받는 데 보다 신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나타난 스페이스X와 오픈AI의 방침은 기업의 자체적인 조치로 분석됐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에서 근무한 에런 바트닉은 선도 기술기업들의 이러한 결정이 업계에서는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앤트로픽을 포함한 다른 미 기업들이 중국 자본에 대한 배제 움직임을 뒤따르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고 내다본 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넘어 기술과 자본의 디커플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홍콩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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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투자 조이는 中…기관·개인 투자자 소외 우려
미국과 중국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은 기술과 자원에 대한 수출 제한을 넘어서 자본시장 통제로까지 확대되며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해외투자에 대한 내부 고삐를 조이고 있다.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등 8개 부처는 지난달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를 중개해온 금융사들을 무더기로 퇴출했다.
해외 투자에 관여해온 푸투홀딩스·타이거인터내셔널·창차오증권 등 중국 업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당국은 중국 내 해외 증권·선물·펀드 경영기관의 '불법 해외 경영 활동'(투자)에 대한 전면 금지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대외투자에 관한 규정'은 기업이나 개인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국가가 제한한 상품·기술·서비스·데이터 등을 당국 허가 없이 해외로 이전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중국 투자자들은 미국의 기술기업 IPO에서는 배제되고, 중국 내부에서는 해외 투자 통로가 좁아지는 이중 압박을 받게 됐다.
스페이스X 등의 투자 제한과 관련한 중국 내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다만 미중 패권경쟁의 심화로 인해 중국의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호재에 올라타지 못하고 소외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중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콰이커지는 스페이스X의 상장 소식을 전하면서 "미 월스트리트와 일본, 호주 등지의 기관들이 경쟁하고 중동 국부펀드들도 참여 의욕을 보인 가운데 중국 본토와 홍콩의 모든 투자자는 문전박대당했다"고 지적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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