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인맥으로 연 맺어…20년 베팅에 "절대적 지지와 투자"
배런·아크인베스트·피델리티도 초기 베팅 결실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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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미국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일찌감치 베팅에 나섰던 초기 투자자들이 천문학적인 부를 거머쥐며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20년을 함께한 '절친' 안토니오 그라시아스(55)는 스페이스X 2대 주주에 오르며 가장 화려한 성공담의 주인공이 됐다.
머스크의 절친이자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 창업자인 그라시아스가 클래스A 주식의 6.7%, 약 680억 달러(약 103조원) 규모의 지분을 확보하며 머스크 다음으로 큰 주주가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라시아스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인도계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운영하던 쇼핑몰 속옷가게에서 일을 도우며 중학생 때 애플 주식 300달러(약 45만5천원)어치를 매수했던 것이 투자에 눈뜨는 계기가 됐다고 그는 회고했다.
조지타운대 외교학과를 거쳐 시카고대 로스쿨 재학 중이던 1995년 부실기업 인수·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첫 회사 MG 캐피털을 설립했다.
이 무렵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을 거대 기업으로 키운 핵심 멤버를 뜻하는 '페이팔 마피아'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공동위원장을 통해 머스크와 인연을 맺었고, 머스크가 세운 페이팔 전신 기업에 투자했다. 페이팔은 2002년 이베이에 15억 달러(약 2조2천770억원)에 인수됐다.

스페이스X 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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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그라시아스는 밸러의 첫 사모펀드를 1억 달러(약 1천518억원) 규모로 출범시켰다. 스키리조트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를 인수했다 되파는 게 주요 사업이었던 이 작은 사모펀드가 베팅의 무대를 우주로 옮기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6년 테슬라에 2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2008년에는 스페이스X에도 발을 들였다. 2010년 테슬라 상장 당시 5.25%였던 지분 가치는 8천350만 달러로 불어나 있었다.
이후 그라시아스와 밸러는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트위터(현 엑스·X) 인수, xAI 등 머스크가 손댄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2010년 스페이스X 이사회에 합류했고 14년간 테슬라 이사도 지냈으며, 지난 5월에는 뉴럴링크와 보링컴퍼니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돈이 도는 방식도 흥미롭다. 소셜미디어 엑스를 인수했던 xAI는 밸러로부터 2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컴퓨팅 장비를 임차하는 계약을 맺고 있고, 거꾸로 밸러는 엑스의 API 접근을 위해 매년 약 100만 달러를 지급해왔다고 신고서는 밝혔다. xAI는 지난 2월 스페이스X와 합병했다.
밸러의 운용자산은 작년 말 590억 달러(약 89조6천억원)로, 3년 전 143억 달러(약 21조7천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200만 달러로 시작한 테슬라 베팅이 20년 만에 680억 달러 지분으로 돌아온 셈이다.
머스크는 최근 엑스에 "안토니오의 지분은 스페이스X가 실패할 것처럼 보이던 시절부터 보여준 절대적 지지와 20년에 걸친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보다 좋은 친구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수혜자는 머스크의 절친뿐만이 아니다.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들이 이번 IPO로 벤처투자 역사상 손꼽히는 평가차익을 거두게 됐다고 미 경제방송 CNBC는 전했다.
대표적으로 억만장자 투자가 론 배런은 2017년 기업가치 220억 달러(약 33조4천억원) 미만일 때 처음 투자해 27차례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약 20억 달러(약 3조원)였던 투자금이 약 120억 달러(약 18조2천억원)로 불어났다. 그는 투자자 웹캐스트에서 스페이스X가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수익성 높은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의 대표 펀드인 아크 벤처 펀드에서 스페이스X 비중이 11.4%로 가장 높다.
우드는 "스타십과 스타링크, xAI 인수를 통해 스페이스X가 더 큰 우주경제를 위한 수직 통합형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도 2015년 기업가치 약 100억 달러(약 15조2천억원) 시절부터 투자한 결과 콘트라 펀드 등 주요 펀드에서 스페이스X 비중이 최대 4.7%에 달한다.
이밖에 파운더스 펀드, 세쿼이아 캐피털, 코튜 매니지먼트, 온타리오 교사연금, 워싱턴대 기금 등도 수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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