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론 지지하다 인플레·채권시장 역풍 직면
인하 압박하는 백악관 vs 동결 고수하는 연준 위원들 사이 끼어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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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내정자가 취임을 앞둔 가운데 국채 금리 급등세가 새 수장의 앞길을 더욱 험난하게 만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시 내정자는 오는 22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제17대 연준 의장 취임 선서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금리 결정을 워시에게 맡기겠다고 했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취임 즉시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실망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워시 내정자는 지명 전 연준이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인하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막상 취임을 앞두고 금리 인하 근거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지난해 둔화 조짐을 보였던 노동시장은 안정을 되찾았고, 중동전쟁 이전부터 정체됐던 인플레이션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다시 치솟고 있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시에테제네랄 아메리카스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리서치 총괄은 "워시 내정자는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시기에 연준에 합류하게 됐으며 그의 비둘기파 성향은 시장과 동료 연준위원들 양측으로부터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동료 위원들도 금리 인하에 기울지 않고 있다. 연준은 지난 세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고 일부 위원들은 다음 금리 조정이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를 성명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하를 계속 주장해온 위원은 퇴임하는 스티븐 미란 이사가 유일한데, 워시 내정자는 연준 이사회에서 바로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백악관의 인하 압박과 동료들의 동결·인상 기류 사이에서 워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퇴임하는 제롬 파월 의장은 백악관의 중앙은행 독립성 공격이 계속될 것을 우려해 연준 이사회에 잔류하겠다고 밝혀 신임 의장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워시 내정자는 최근 몇주간 자신의 정책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줄리아 코로나도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스 창립자는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킬 만한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전쟁은 재정 부담도 키우고 있다"며 워시 내정자가 이 같은 시장 반응에 "깊이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금리 인하로 가는 길은 경기침체를 거쳐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연준 분석가들은 워시 내정자에게 잠재적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금융 컨설팅업체 야르데니 리서치는 향후 금리 인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는 이른바 '완화 편향' 문구를 회의 후 성명에서 삭제함으로써 인플레이션 대응 강경 입장을 취할 경우 "워시가 백악관이 원하는 실질적 차입 비용 인하를 실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4월 회의 의사록은 21일 공개될 예정이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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