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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돋보기] 총알보다 빠른 파편…위성은 어떻게 피하나
입력 2026.04.27 11:39수정 2026.04.27 11:39조회수 2댓글0

스페이스X 저궤도 장악 비결은 'AI'…위성 스스로 궤도 수정
파편 청소 위성도 실증…로켓 넘어 SW가 우주 생존 결정


밤하늘 수놓은 스타링크 위성들의 빛나는 궤적

(셜고터리안 EPA=연합뉴스) 헝가리 동북부 셜고터리안의 버려진 발전소 부지에서 20일(현지시간) 긴 노출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한 뒤 컴퓨터로 처리한 스타링크 위성들의 움직임이 밤하늘에 빛나는 궤적을 이루고 있다. 스타링크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의 민간 우주 탐사업체 스페이스X는 현재까지 수많은 위성을 쏘아 올렸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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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지구 저궤도(LEO)의 심각한 '우주 교통 체증' 속에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위성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만 개의 위성과 파편이 얽힌 궤도에서 지상 관제소의 수동 통제가 한계에 달하자 위성 스스로 충돌 위험을 인지하고 궤도를 수정하는 AI 자율 제어 시스템이 우주 안보의 필수 자산이 된 것이다.

◇ 하루 800번 궤도 튼 스타링크…AI 자율주행이 '표준'

우주 자율주행 기술의 현주소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운영 지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스페이스X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링크 위성들은 지난 2025년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총 14만8천여 회의 자율 충돌 회피 기동을 수행했다. 지상 오퍼레이터 개입 없이 위성 탑재 AI가 하루 평균 800회 이상 스스로 궤도를 변경한 수치다.

스타링크 위성 실은 스페이스X 발사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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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500㎞ 안팎 저궤도 물체의 비행 속도는 초속 7∼8㎞에 달한다. 현재 궤도상 운영 위성이 1만 4천 개를 넘어선 상황에서 초음속으로 접근하는 물체들을 인간의 반응 속도로 회피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충돌 위험도 평가부터 기동 시점 결정, 연료 잔량 계산까지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AI 자율 운항이 저궤도 위성 운영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이유다.

◇ 1.3억 개 우주 쓰레기, '에이전틱 AI'로 정조준

우주 환경을 위협하는 잔해물 처리에도 AI가 투입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 통계에 따르면 지름 1㎝ 미만 미세 파편은 1억3천만 개, 10㎝ 이상 대형 파편도 수만 개가 궤도에 방치돼 있다. 이는 궤도를 도는 통신·군사 위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상존 위협이다.

인공위성 파편 등 우주쓰레기

[유럽우주국(E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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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스위스 클리어스페이스(ClearSpace)와 일본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 등은 'AI 머신비전' 기반의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을 실증 중이다.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파편의 위치와 3차원 방식으로 자세를 파악해 로봇 팔로 포획하는 방식이다.

광원 조건과 물체의 불규칙한 회전 주기를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스스로 포획 타이밍을 수정하는 '에이전틱 AI' 기술이 궤도 환경 정화에 직접 적용되고 있다.

◇ AI 오판 땐 국제 분쟁 비화…책임 규정은 '공백'

AI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AI 자율 기동이 촉발할 수 있는 '연쇄 충돌'과 그에 따른 책임 소재의 불분명성이다.

특정 위성의 AI가 잔해를 피하기 위해 궤도를 변경하다 타국의 군사 위성과 2차 충돌을 일으킬 경우 현행 1967년 외기권조약이나 1972년 책임조약으로는 알고리즘 오류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

폭파된 인공위성의 파편

폭파된 인공위성의 파편(본사자료) 20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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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개발사, 위성 소유주, 발사국 중 누가 사고 책임을 져야 하는지 국제적 합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율 AI의 오판이 단순한 기업 간 민사 배상을 넘어 국가 간 무력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만큼 우주 공간 내 AI 사용 책임을 다룰 규범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궤도 선점 경쟁 끝…차세대 패권은 'AI 추적·회피 기술'

하드웨어 중심의 궤도 선점 경쟁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우주 패권의 척도는 'AI 추적 및 회피 알고리즘' 확보로 이동했다.

미국 우주군(USSF)은 이미 방대한 관측 데이터에 AI를 결합한 '우주 영역 인식(SDA)' 체계를 운용하며 적성국 위성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스페이스X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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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위성망이 유사시 군사 자산으로 전용되는 현실에서 궤도 이상 징후를 선제 탐지하는 기술은 핵심 경쟁력이다.

저궤도 통신망 및 독자 정찰위성 구축을 추진 중인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위성에 탑재할 AI 알고리즘의 안전 기준을 조속히 수립하고 이를 단순 제어 소프트웨어가 아닌 국가 안보 자산으로 육성해야 할 시점이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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