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둔화 리스크 부각 와중 종전 기대로 인플레 우려 완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P·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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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전쟁으로 고통받던 채권시장이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다.
미국과 이란에서 잇달아 나온 종전 관련 메시지로 중동 분쟁이 종식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세계국채지수(WGBI) 실편입까지 개시되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채권시장은 전쟁 이후 간만에 강세장을 나타냈다.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1년물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23일 3.617%까지 치솟았다가 전날 18.2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370%에 장을 마쳤다. 3년물 금리가 3.3%대 수준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이다.
한 달째 계속된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번지면서 금리는 연일 상승세를 밟았는데 유의미한 하락 추세가 관찰된 것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는 이란 측이 종전 의지를 피력하고 WGBI 편입 절차가 시작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도 지난달 31일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1,530.1원까지 치솟았다가 전날 1,501.3원으로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주 이내 철군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란 측도 공개적으로 '종전'이라는 단어를 거론하면서 협상 조건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종전 기대가 실현되면 물가 우려가 완화될 수 있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리스크도 옅어질 수 있다.
안 그래도 이번 주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보다 성장 둔화 리스크가 더 부각되기 시작한 터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이번 주 채권금리 상승세가 주춤한 배경에 대해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성장 충격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라며 "유가 충격으로 물가 상승보다 성장 둔화 우려가 더 중요한 테마로 떠오른 것 같다"고 짚었다.
모건스탠리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달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강화될 수 있으나 성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단기 정책 경로에 대한 전반적인 톤은 중립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국고채 3년 2월1일~4월1일 금리 추세
[금융투자협회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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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전날 WGBI 실편입 개시로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겹호재다.
실제 WGBI 편입 시점을 전후로 외국인의 채권 수요도 확인됐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국고채 4조4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WGBI 실편입 하루 전이던 지난달 31일에만 3조870억을 사들였다.
3월 외국인의 국채 순매수 규모가 약 9조6천86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만 한 달 치의 32%가량에 달하는 순매수세가 발생한 것이다. 일별 기준으로는 2025년 9월 30일(2조7천995억원) 이후 최고 기록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약 7천억원, 전날에는 약 6천억에 달하는 외국인의 국채 순매수세가 발생했다.
WGBI는 글로벌 추종 자금만 2조5천억∼3조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채권지수로, 한국의 편입 비중은 2% 안팎이다.
시장에서는 WGBI 편입으로 약 500억∼6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한국 국채 시장에 유입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의 WGBI 편입이 이뤄지는 4∼11월 8개월 동안 상당한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이 기대되는 만큼 금리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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