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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여는 김수철 "2평 주방이 작업실…좋아하는 일은 끝까지"
입력 2026.02.05 01:20수정 2026.02.05 01:20조회수 0댓글0

오는 14일 '소리그림'전 개최…자화상·색채 수묵화 등 160여점 소개
"음악도 그림도 뿌리는 내게서 나와…故안성기가 봤으면 좋았을 것"


개인전 여는 가수 김수철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김수철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2.4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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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 계획을 짜는 사람이 아니에요. 좋아하는 일이라면 배가 고파도 하고, 배가 불러도 끝까지 합니다."

그간 대중가요·국악·영화음악을 넘나들며 가수이자 작곡가로 이름을 알린 '작은 거인' 김수철이 화가로 데뷔한다.

30년 넘게 붓을 잡으며 지금까지 1천점 넘는 그림을 완성했다는 그는 오는 14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김수철: 소리그림'을 열고 일기처럼 차곡차곡 쌓아온 그림들을 선보인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만난 김수철은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을 꾸준히 그림으로 표현해왔다"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했을 뿐인데 어느새 전시 개막이 코앞"이라며 웃었다.

김수철 개인전 포스터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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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은 중학생 때 전국 그림대회에 입상할 정도로 그림 그리기를 즐겼던 학생이었다. 가수를 꿈으로 삼은 뒤로는 음악에 매진했지만, 꾸준히 그림일기를 그리며 생각을 정리하곤 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취미에 가까웠던 그림에 본격적으로 몰두하기 시작했다. 자택의 두 평 남짓한 부엌에서 바닥과 가스레인지를 이젤 삼아 폭이 2미터에 달하는 200호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김수철은 "원래도 환경을 탓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두 평짜리 좁은 곳에서 캔버스를 칠할 각도를 만들기 위해 몸을 꺾다 다치기도 했다"며 "몸이 아파도 빨리 나아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집에 물감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그림을 그렸다는 김수철이 전시회를 생각하게 된 것은 1년 반 전이다. 새로 구한 창고에 그림을 옮기는 작업을 돕던 후배들이 그에게 전시회를 제안했고, 정재숙 전 국가유산청장이 가세하며 정식으로 전시회를 준비하게 됐다.

김수철은 "독학으로 그린 그림이라 호불호가 갈릴 줄 알았는데, 주변에서 한결같이 그림이 좋다는 평가를 해줬다"며 "정 전 청장을 통해 모인 전문가들과 한 팀을 이뤄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김수철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김수철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2.4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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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소리그림'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자화상, 색채 수묵화 등 160여점을 선보인다. 평소에도 일상의 소리를 재료로 삼아 음악을 만들어왔다는 그는 특정한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듣는 소리를 그림으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김수철은 "노래도, 그림도 뿌리는 내게서 나오는 것"이라며 "바람 소리, 정치인이 싸우는 소리, 세계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소리를 포함해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단순한 것을 싫어해 수묵화는 푸른색과 주황색 등 여러 색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자연을 파괴하고 전쟁을 일삼는 인간의 오만함을 꼬집는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행성에서 듣는 지구의 소리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200호 캔버스를 채워나갔다고 한다.

그는 "평소 밤하늘 별을 보면서 어딘가 존재할 행성도 지구와 같은 모습일까 질문하곤 한다"며 "우주와 비교하면 작은 행성인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겸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그림을 보면 부족한 점이 먼저 떠오른다는 그는 이번 전시회가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평가받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간 작곡해 온 음악을 전시에 활용할 수도 있었지만, 음악의 힘을 빌리지 않으려 했다고도 강조했다.

"전시가 마음처럼 안 돼도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원래 지나간 일을 마음에 두는 성격도 아니고요. 하하."

'소리그림' 전시 여는 김수철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김수철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2.4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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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데뷔한 그는 '못다 핀 꽃 한송이', '젊은 그대'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국악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영화 '서편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작곡했으며, 지난 2023년에는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를 꾸려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故) 안성기의 별세를 계기로 김수철이 안성기의 추천을 받아 영화 '고래사냥'에 출연한 일화가 다시금 알려지기도 했다. 김수철은 지난달 발간한 신간 에세이 '김수철의 젊은 그대'에서도 안성기를 친형 같았던 존재로 꼽았다.

김수철은 "멋모르고 성기 형을 쫓아다니다 영화를 찍으면서 좋은 추억을 쌓았고, 이후 국악 작업 과정에서 금전적 도움을 받기도 했다"며 "제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모르고 계셨는데, 전시회를 보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아쉬워했다.

지금까지 좋아하는 일에 충실하게 살겠다는 일념으로 숱한 실패를 무릅쓰고 살아왔다는 김수철은 앞으로도 그림과 음악 작업을 병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잘 된 것만 이야기하지만, 돌아보면 제가 한 일은 전부 실패였어요. 그런데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삽니다."

가수 김수철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김수철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2.4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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