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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위수정 '눈과 돌멩이'…"설경속 감춰진 삶의 모호함"(종합)
입력 2026.01.27 04:30수정 2026.01.27 04:30조회수 0댓글0

심사위원 "인물과 줄거리로 환원될 수 없는 훌륭한 단편"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위수정 '눈과 돌멩이'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된 위수정 작가가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6.1.27 ryousant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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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소설가 위수정(49)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눈과 돌멩이'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다산북스는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간담회를 열어 수상작과 선정 배경을 발표했다.

'눈과 돌멩이'는 이십 년 가까이 느슨하면서도 각별한 우정을 나눈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다뤘다.

암 투병 중 스스로 세상을 떠난 수진의 유골을 들고, 유미와 재한은 일본으로 떠난다. 죽은 이가 살아있는 이들의 여행을 기획하고, 살아있는 이들은 죽은 이가 설계한 여행을 떠나며 죽은 이의 참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심사위원인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수상작을 "결코 인물과 줄거리로 환원될 수 없는 훌륭한 단편"이라며 "설경 속 고도로 정교하게 감추어진 삶의 모호함"을 이 작품의 백미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인 김경욱 소설가는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눈과 돌멩이'는 불안 속에 불안을 견디는 힘을 품은 소설"이라고 평했다.

위수정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써왔고 그것이 작가의 의무이자 예의라고 생각하지만, 이 소설은 나의 필요에 의해서 썼다"며 "그래서 이 작품으로 이상문학상을 받게 되어 더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 작가는 "서사의 완결성에서 요구하는 웰메이드 방식에서 벗어난 작품"이라며 "인물의 서사가 완결되지 않고 흐려지기도 하고 사라지고 희미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게 삶의 모습과 굉장히 닮아있다고 생각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상문학상 대상 소감 말하는 위수정 작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된 위수정 작가가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6.1.27 ryousant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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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는 분을 생각하면 쉽게 말해 '친절한 방식'을 택했을 텐데, 이번 소설을 쓰면서는 완결성에서 조금 다른 평가를 받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삶의 모습을 가져와서 쓰자'고 생각했다"며 "이번 작품을 계기로 우리가 가진 내면의 어둠을 비춤으로써 다양한 인간성에 대해 좀 더 용기를 가지고 그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위 작가는 "밝거나 선하거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에게는 그런 것들에 계속 끌리게 되는, 본능에 매혹되는 지점이 있다. 그것이 결코 나쁘거나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가로서 그런 것을 표면화시키고,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당연한가요'라고 물어보는 게 소설"이라며 "시대와 불화할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이 문학을 하는 사람의 운명"이라고 강조했다.

위수정은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무덤이 조금씩'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은의 세계', '우리에게 없는 밤', 중편소설 'fin' 등을 펴냈다. 2022년 김유정작가상, 2024년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위수정 '눈과 돌멩이'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된 위수정 작가가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6.1.27 ryousant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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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소설가 이상(李箱·1910~1937)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1977년 제정된 이상문학상은 국내 중·단편 소설 분야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꼽힌다. 김승옥, 이청준, 박완서, 최인호, 이문열, 은희경, 한강 등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다수 배출했다.

올해 이상문학상은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중·단편소설 약 200편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2025년 계간지 겨울호와 월간지 10∼12월호에 실린 작품은 다음 해 이상문학상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심사대상 변경에 대해 "심사 일정과 발표 시점의 정합성을 높이고, 한 해의 문학적 성취를 보다 안정적으로 조망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다산북스는 설명했다.

이상문학상 우수작으로는 김혜진 '관종들', 성혜령 '대부호', 이민진 '겨울의 윤리', 정이현 '실패담 크루', 함윤이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가 뽑혔다.

상금은 대상 5천만원, 우수상 각 500만원이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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