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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합작의 시대'…캐즘에 배터리 자산 재편 본격화
입력 2025.12.14 05:00수정 2025.12.14 05:00조회수 2댓글0

SK온, 포드와 합작 종료…LG엔솔도 GM 합작공장 단독 운영
캐즘·IRA에 생산 역량 강화…"고정비 줄이고 수주 대응"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글로벌 배터리 산업에서 합작(JV) 중심이던 생산 구조가 단독 공장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지정학적 변수 속에서 자산 재편을 통해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 전경

[SK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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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11일 포드와의 미국 합작법인 체제를 종결하고 블루오벌SK를 각자 운영하기로 했다. SK온이 테네시 공장을, 포드는 켄터키 1·2공장을 각각 독립적으로 소유·운영한다.

이에 따라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단독 공장에 이어 추가로 단독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지난 5월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세 번째 합작공장인 '얼티엄셀즈 3기(LLC3)'를 인수해 단독 공장으로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운영 중인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이어 랜싱에 있는 LLC3까지 추가하면서 미시간주에만 단독 공장 2곳을 보유하게 됐다. 기존 애리조나주 공장 합치면 북미에 단독 공장 3개를 확보했다.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기업이 합작 공장을 설립해 투자 부담과 시장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높은 자산을 직접 소유하고 비효율 자산은 정리하는 최적화 전략이 확산한 것이다.

LG엔솔 '얼티엄셀즈 3기(LLC3)'

[얼티엄셀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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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의 북미 단독 공장 확보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현지 생산 역량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합작법인 형태로는 파트너사를 제외한 외부 고객 물량을 유연하게 소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단독 전환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완성차 외 고객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홀랜드 단독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 중이며, GM으로부터 인수한 랜싱 공장에서도 ESS 생산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SK온 역시 조지아주 단독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테네시 공장 일부 라인의 ESS 전환을 검토 중이다.

신규 공장은 최신 설비 중심으로 구축되는 경우가 많아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고정비 부담 완화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재무 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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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은 북미를 넘어 유럽과 중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일본 도레이와 헝가리에 설립한 배터리 분리막 합작법인 지분을 전량 확보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지분 100%를 확보하면 향후 더 경쟁력 있게, 전략적인 판단대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온도 지난달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와의 합작법인 SKOJ와 EUE 지분을 교환해 SK온은 SKOJ를, EVE는 EUE를 각각 단독 운영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지연과 ESS 수요 폭증 등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따라 배터리 업계도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더욱 커졌다"며 "당장 대규모 차입금과 고정비를 줄이고, 신규 수주 대응을 위한 유연한 운영 체계 구축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wri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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