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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데토, 장그래"…한국 영화관서 만난 일본판 뮤지컬 '미생'
입력 2025.10.21 12:31수정 2025.10.21 12:31조회수 0댓글0

韓웹툰 원작 日뮤지컬, 한국서 첫 실황 상영…"누구나 공감할 테마"


일본 뮤지컬 '미생'(ミセン)

[호리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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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오메데토 장그래"(축하해 장그래)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상영관 스크린 속에서 사람들이 인턴 기간을 마치고 계약직 사원으로 채용된 장그래를 향해 이렇게 외친다. 익숙한 한국 등장인물 이름에 일본어 대사가 붙은 셈이다.

이는 올 1월부터 일본 현지에서 공연된 '미생'(ミセン) 일본판 뮤지컬 실황 영상 속 한 장면이다.

올 초 일본 공연 제작사가 한국 웹툰 '미생'을 각색해 현지 무대에 올렸고, 이날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을 계기로 한국 영화관에서 처음 실황 영상이 상영됐다.

뮤지컬은 장그래가 프로 바둑기사가 되는 것에 실패하고 무역기업 원 인터내셔널에 인턴으로 입사하는 모습에서 시작해 발표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는 과정, 요르단 사업과 관련한 비리를 적발하고, 결국 정사원이 되지는 못하는 모습까지 '미생' 시즌1의 내용을 거의 다 담았다.

장그래, 오 과장, 박 대리, 안영이 등 모든 등장인물이 한국 이름을 사용한다.

일본 뮤지컬 '미생'(ミセン)

[호리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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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인물만 따온 것은 아니다. 세세한 부분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녹였다.

장그래의 인턴 동기들이 이자카야에서 술을 마실 때 소주병 바닥을 팔꿈치로 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대사 곳곳에도 '울산 공장', '명동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이라며 한국의 지명을 그대로 담았다. 심지어는 관객석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 서류철, 회사 명찰 등 소품에도 한글이 새겨져 있었다.

'미생'은 일본에서 '호프-기대 제로의 신입사원'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도 리메이크됐지만, 뮤지컬 '미생'은 오롯이 한국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호리프로의 이카와 가오루 프로듀서는 이날 GV(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일본 리메이크 드라마 '호프'를 봤을 때는 뮤지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원작 웹툰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테마가 있다고 생각했고, 뮤지컬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적인 오피스 드라마인 '미생'은 다른 뮤지컬과 비교해 눈길을 끄는 화려함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봤다고 가오루 프로듀서는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번 돈으로 뮤지컬을 보러오는 경우가 많다"며 "'미생'은 리얼한 스토리라서 관심을 갖고 볼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뮤지컬 '미생' 실황 및 GV 행사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 일환으로 열린 일본 뮤지컬 '미생' 실황 및 GV 행사. 2025.10.20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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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작사가 만들었지만, 연출과 극본, 작곡은 한국인 창작진이 참여했다.

극본을 쓴 박해림 작가는 "제가 한국어 대본을 쓰고 난 뒤 (일본어) 각색 작가가 음악에 맞춰 수정했고, 그것을 제가 다시 한번 손질했다"며 "한국어가 일본어보다 짧은 경우가 많아서 제가 원하는 내용이 다 안 들어가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뮤지컬 '미생'은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도 공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카와 프로듀서는 일본 뮤지컬 '미생'이 한국 관객을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조만간 극장에서 실제로 보여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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