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대체복무, 국제경기 성과자 병역혜택 재검토해야"
"군인들 급여수준 상향조정 필요"…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인터뷰
[※ 편집자 주= 전인범 전(前) 특전사령관 인터뷰 기사는 내용이 많아 5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네 번째로 병역의무 문제를 주로 다뤘습니다. 다음 주 이후에 나가는 마지막 기사는 한국의 핵무장, 전시작전권, 군 편제 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스토리와 사진 등이 많이 들어갑니다. 이미 송고된 1∼3회 기사 목록은 이번 기사 맨 아랫부분에 수록했습니다.]

전술 훈련 중 참모들과 토의하는 대대장 시절 전인범(오른쪽에서 두 번째)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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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한국의 병역의무는 불공정합니다. 여성이 군대에 가지 않는 것,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이유로 군 복무 면제 혜택을 받는 것, 좋은 학력과 부잣집 자식들은 전방 근무를 안 하는 것, 병역 의무 대신에 산업체 근무하는 것 등입니다. 심지어 예비군 훈련도 불공정합니다."
전인범 전(前) 특전사령관(중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군 병력은 40%나 부족하며, 현재의 병역의무 이행은 어떤 면에서 조선시대 말기와 비슷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는 7월 20일을 시작으로 4차례 진행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아무리 국방 예산을 늘려도 병역의무 불공정이 해결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뿐"이라면서 "군 복무와 관련한 여러 가지 특혜들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전인범 전 사령관은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병역 징집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다만, 여성 징집제 시행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니 과도기로 여성 모병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병사 월급을 전투원 400만원, 비전투원 300만원으로 올리고, 동시에 군대 문화를 개선하면 병사로 복무하려는 여성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초급 간부들의 급여도 같은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신현우 기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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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前)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37기로, 전투부대 중대장과 대대장, 한미연합사령부 작전 참모차장, 27사단장, 특전사령관, 제1야전군사령부 부사령관(중장) 등을 지냈다.
1983년 미얀마 아웅 산 묘소 폭탄테러 사건 당시 이기백 합참의장의 부관(중위)이었던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 의장의 목숨을 구한 공로로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았다. 그가 군 생활 중 받은 훈장은 모두 11개에 달했다.
전역 후에는 미군 육군협회 석좌 위원, 미(美) 아시아연구소, 미 핵정책연구소, 스웨덴 전략정책연구소, 미 글로벌 특수전협회의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 세미나 등에도 적극 참여해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유튜브 활동을 통해서도 국민, 정부, 정치인 등이 국방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도록 촉구하고 있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많아 동물자유연대 이사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북한 잠수정 경계하는 한국군
1996년 9월18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앞바다에 북한 간첩을 태우고 왔다가 좌초된 잠수정을 헬기가 해상에서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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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인터뷰 4차 기사 질문-답변
-- 본인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 초등학교 시절에는 친구가 없었고, 육사에 가서도 동기생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이기백 합참의장 부관(중위) 시절에 나는 24세 정도에 불과했지만, 남파된 공비들의 시신을 볼 기회가 많았다. 당시 합참의장은 대간첩 대책본부장도 맡았기에 이 장군을 따라 간첩 사건 현장에 가곤 했기 때문이다. 그때 보게 된 북한 공비들은 우리와 똑같은 얼굴이었다. 나는 미얀마 아웅 산 묘지 폭탄테러 사건도 경험했다. 그러면서 인생이 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 인생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렸나.
▲ 의미 있는 인생은 어려운 사람을 돕고, 그들의 대변인이 되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게 나의 인생 목표가 됐다. 나는 중장으로 예편했지만, 계급장이 목표는 아니었다. 계급장은 이런 목표를 추구하는 통로였을 뿐이다.
--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 가능하면 많이 걷는다. 이동할 때도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면 많이 걷게 된다. 나는 13년 전에 신장암 수술을 받았다. 아주 초기에 발견해서 부분 절제 외에 별도의 항암치료는 받지 않았다. 나는 아주 작은 종양을 발견해준 그 군의관에게 항상 감사한다. 그렇지만 당시 넥타이 하나 선물해준 게 전부였다. 나는 이렇게 여러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경험들도 있고 해서 불특정 다수한테 친절하게 대하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려 한다. 내가 동물보호 활동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열하는 아프간 피랍자들
2007년 9월 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에서 열린 고(故) 배형규 목사 장례예배에 참여한 아프간 피랍자들이 헌화 후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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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은 2007년 7월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당시 한국군 대표(준장)로 현지에 갔다가 여성 인질 대신 자신이 인질로 가겠다고 했다는데.
▲ 당시 여성 인질들에 대한 성(性) 학대 첩보가 들어왔다. 그 첩보는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미군에 보내준 것이었다. 나는 그 첩보를 접하고 잠을 잘 수 없었다. 당시 한국의 협상 단장은 조중표 외교부 차관이었는데, 그분을 찾아가 여성 인질들 대신에 나와 다른 장교 1명이 인질로 가겠다고 했다. 그분은 잠깐 생각하더니 "그렇게까지 할 것 있겠어요?"라고 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었다. 다행히 성 학대 첩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 본인이 인질로 간다면 군인이어서 제일 먼저 죽을 수 있는데, 그런 걱정은 들지 않았나.
▲ 나도 무서웠다. 그렇지만 여성 인질들에 대한 그런 첩보가 있는데, 군인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10년, 20년 후에 후회할 일을 하지 말자는 게 나의 원칙이었다. 그런 첩보를 듣고도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당시 여성 인질은 20명 가까이 됐다.
-- 그때 인질로 함께 가겠다고 했던 다른 1명의 장교는 누구인가,
▲ 특전사 출신 송영필 대령이었다. 나는 그에게 인질로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송 대령은 "선배님이 하자는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선뜻 그렇게 답변해준 송 대령에게 나는 지금도 감사한다. 그는 준장으로 예편해서 지금은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 본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귀국한 후에 훈장을 후배한테 양보했다고 하던데.
▲ 그 사건이 마무리돼서 귀국했더니 나라에서 훈장을 주겠다고 했다. 나는 이미 받은 훈장이 많으니 함께 파병됐던 장교 중 1명인 문영기 중령한테 주는 게 좋겠다고 했다. 나는 훈장 대신에 대통령 표창장을 받았다.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북한군
북한 조선중앙TV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 전투 영상기록물을 8월 31일 공개했다.
[조선중앙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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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군의 병력 부족은 심각한가.
▲ 나는 40%가 부족하다고 본다. 10명의 병력이 필요하다면 6명 밖에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개 분대 요원 8명 가운데 5명 밖에 없다면 호흡을 맞출 수 없다. 훈련이 제대로 안 된다.
-- 병력 부족은 어떤 분야가 심각한가.
▲ 모든 분야가 부족하지만, 특히 지원 분야가 큰일이다. 전투병보다는 보급, 수송, 정비 등 지원 병력을 먼저 줄이다 보니 그렇게 됐다. 군대에서 탄약, 식량, 식수 등의 공급은 아주 중요하다. 이런 분야가 원활하지 않으면 전투에서 이기기 어렵다. 나는 지원 병력보다는 소총수를 줄이는 게 낫다고 본다. 전시에 소총수는 예비군으로 보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 병력 부족은 저출산 때문인가.
▲ 저출산 외에 병사 복무기간이 18개월로 단축된 것이 큰 영향을 줬다. 북한군은 근무 기간이 평균 10년 이상이다. 이러니 북한 군인은 한국 군인들을 애송이로 본다.
-- 북한군이 군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한국군을 무시한다는 것인가.
▲ 북한군은 입대 3년은 돼야 '털갈이' 한다고 표현한다. 3년 안에는 군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휘관 시절 나는 탈북 군인을 초청해서 강연하도록 한 적이 있다. 그 강연에서 북한 군인은 한국 군인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많이 했다. 그 자리에 있는 한국군의 군 경력이 가장 길어야 26개월이라는 것을 알고 하는 소리였다. 우리 병사들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북한군도 총 맞으면 죽는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에서는 군인들이 탈영하는 일이 없나?"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배고파서 탈영하는 군인들이 많다. 탈영해서는 동네에 가서 음식을 훔쳐 먹기도 한다. 잡히면 화형 방식으로 처형되는 일도 있다"고 했다. 북한군의 잔인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열하는 북한 여군들
[조선중앙TV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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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병력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 병사들의 의무 복무 기간을 현재의 18개월에서 24개월로 다시 늘리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급여를 충분히 줘야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나는 이 이야기를 해왔다. 현재는 한국군 부대의 전투원 50%가 매년 빠져나가고 새로 들어온다. 당연히 군의 질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 언론사의 기자들이 매년 50%씩 바뀐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언론사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또한 훈련소에서의 군사 기초 훈련은 기존의 5주에서 12주로 늘려야 한다. 그래야 일선 부대의 교육 부담이 줄어든다.
-- 병력 부족에 대해 병무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나는 병무청 행정이 뒷받침해주지 않고 있다고 본다. 예컨대, 대학생은 입영을 연기 할 수 있는데, 병력이 부족하면 이 조항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 그 의견에 동의한다. 남성한테만 군 복무를 하라고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이스라엘, 스웨덴, 핀란드 여성들도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한다. 북한에서는 여성의 군 복무가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여성이 지원한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여건을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인도 국경경비대 여군의 격투 시범 모습
[EPA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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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은 신체적 조건 등이 남성과 달라서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
▲ 과거와 달리 현대전에서는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할 분야가 많다. 사이버, 드론 조종사, 군수 등 여러 분야에서 잘 할 수 있다.
-- 여성 군 복무를 의무화한다면 남자들도 아기 낳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는데.
▲ 아이 낳는 것과 군대 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요즘에는 결혼 안 하는 여성들도 많다.
-- 원래, 여성들에게 군 의무 복무를 배제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 과거에는 군 복무할 남성들이 많았다. 남자 10명 중 5명만 군대에 갔을 정도다. 지금은 남자 10명 중 9명은 군대에 가야 한다. 군병력이 아주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에는 여성들이 군대에 와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번화가의 이스라엘 여군
[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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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사회 여건상 여성 징병제를 바로 시행하기는 어려울 듯한데.
▲ 그래서 과도기로 '여성 병사 모병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병사가 되겠다는 여성들이 나올 것이다. 지금은 여성들이 부사관과 장교에만 지원할 수 있다.
-- 여성들이 자진해서 병사를 하려 할까.
▲ 급여를 충분히 주면 된다. 일반병 300만원, 전투병 400만원으로 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물론 이 급여는 징집으로 입대한 남자들에게도 적용된다. 여성 모병제가 성공하려면 급여 외에 군대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호 존중, 평일 외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 군인이 일과 후에 외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가.
▲ 그렇게 하는 나라들이 많다. 미군도 외출이 허용된다. 우리나라도 못할 이유가 없다. 과거와 달리 통신수단이 발달했으니 유사시에 곧바로 귀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영외로 한번 나가면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병사들이 일과 후 외출해서 학원도 다니고, 여러 가지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다면 여성 모병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제 시작이다!"
2024년 8월30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해군병 수료식에서 병사들이 정모(모자)를 던지며 수료를 자축하고 있다.
[해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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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역 의무와 관련해 다른 불공정이 있다면.
▲ 나는 취업 시 군 가산점 제도도 부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고 본다. 특히 한국은 북한뿐 아니라 강대국들에 의해 포위된 나라다. 당연히 안보를 최우선시해야 한다.
-- 전방에는 주로 가난한 집 자식들이 온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는 무엇인가.
▲ 부잣집 자식들, 좋은 대학 출신들은 대체로 공군이나 해군으로 간다. 육군에 와도 행정병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전방에는 뒷배도 없고, 돈도 없는 집의 자식들이 온다.
-- 공군, 해군이 돈과 무슨 상관인가.
▲ 최근에 어떤 토론회 행사에서 한 대학생을 만났다. 그는 공군 입대를 준비한다고 했다. 그 준비 내용이 뭐냐고 물었더니 전산 자격증, 지게차 자격증, 토익 점수 등이라고 했다. 이런 자격증을 따고 토익점수를 올리려면 학원에도 가야 하니 돈이 들어간다. 편의점 알바(아르바이트로)로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받는 청년들은 이런 준비를 못 한다. 현재 공군과 해군은 시험을 쳐서 가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카투사처럼 추첨방식을 도입하는 게 맞다고 본다.

BTS 지민·정국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육군 현역 복무를 마치고 만기 전역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민과 정국이 2025년 6월11일 경기도 연천군 연천공설운동장에서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류효림 기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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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스타들이 군대에 안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과거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에게 국가가 달리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군대에서 빼줬다. 지금 한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금메달을 딴 사람도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맞다.
-- 스포츠 선수가 군대에 있는 것보다는 스포츠 활동으로 국위를 선양하는 게 나라에 좋은 것 아닌가.
▲ 그런 차원이라면 노래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린 BTS(방탄소년단)도 군대에서 빼줘야 하는 것 아닌가? 국제적 활동을 많이 하는 한류 스타들한테는 왜 군대에 가라고 하는가?
--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그게 이공계 대체복무인데, 불공정하다고 본다. 이공계 분야가 중요하긴 하지만 가뜩이나 병력이 부족한데 이런 식으로 군 병력을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 예비군 훈련은 어떤 점에서 불공하다는 것인가.
▲ 군대를 마치고 복학한 대학생들의 경우 강의실에 모여서 출석 부르고 예비군 훈련을 마쳤다고 한다. 대학생이 아닌 사람들에 비해서는 특혜다. 이런 시스템은 대학생이 10만명밖에 안 되던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다. 학업에 집중해서 국가 재건에 집중하라는 취지였다. 이제는 현역 병력의 부족으로 예비군이 중요해졌다. 대학생들에 대한 이런 특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신현우 기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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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들 급여 수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한국 준장의 연봉이 1억5천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장군 수를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급여는 2∼3배로 늘려야 한다고 본다.
-- 장성급이 아닌 군인들 급여도 낮은 편인가.
▲ 30대 후반의 소령은 500만원대의 급여를 받는데, 이것저것 떼고 나면 실수령액이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하사의 월급은 200만원을 약간 넘지만, 실수령액은 170만∼180만원 정도다. 너무 적다고 나는 생각한다.
-- 군인들은 퇴임 후에 군인연금을 받지 않는가.
▲ 군인연금이 군인들에게 도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50%는 자신이 매달 적립한 것이다.
-- 미군 급여는 어떤가.
▲ 미군은 해병대 소위가 한 달에 한국 돈으로 1천400만원 정도 받는다. 연봉 1억7천만원이다. 중사급 이상이면 연봉이 1억5천만원 정도는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전사 해상침투훈련
육군 특수전사령부는 2025년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태안 안면도에서 '한미연합 해상침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헬기에서 낙하한 특전대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접안지역으로 접근하는 모습.
[육군 제공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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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군인 급여는 액수가 적은 것뿐 아니라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고 했는데, 무슨 이야기인가.
▲ 예를 들어 시간외수당의 경우 전방은 한 달에 최대 200시간까지 인정하지만, 후방은 42시간만 된다. 그러니 특전사의 경우, 훈련을 아무리 많이 해도 후방에 있다는 이유로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이건 공정하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특전사 요원들은 전쟁 시 적진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런 처우는 모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 전방에서 시간 외 근무로 인정하는 최대 200시간은 타당한가.
▲ 실제로는 500시간은 줘야 한다. 전방의 GP(비무장지대 내부에 있는 최전방 감시초소), GOP(휴전선 남방한계선 철책 지키는 일반전초) 근무는 24시간 근무이기 때문이다.
-- 정부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현 정부는 국방비 예산을 늘리겠다고 한다. 그 돈은 첨단무기 구입에만 집중하지 말고 사람에도 투자했으면 한다. 그것은 군인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기초장비를 제대로 갖춰주는 것이다. 징집병에 대한 급여는 청년 준비금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인터뷰 4차 기사 끝)
<전인범 전(前) 특전사령관 인터뷰 기존 송고 기사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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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한국군 훈련때 입으로 '빵빵빵'…군사력 세계 5위 아니다"(8월16일)= 군 훈련 제한사항이 많아 훈련이 소홀해졌다는 내용
[삶] "부대회식 삼겹살, 비계 많잖아요"…중대장에 항의하는 병사엄마(2025년 8월23일 송고)= 병사 부모들이 지나치게 군대 일에 간섭한다는 등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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