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허술한 운영에 시간·비용 날려"…바다수영 대회 참가자 '분통'
입력 2025.07.16 12:23수정 2025.07.16 12:23조회수 0댓글0

기상악화로 하천으로 장소 변경→"시청 허가 못 받아" 대회 취소
주먹구구식 안내도 도마 위…수영연맹 "불찰 시인, 환불은 불가"


삼척이사부장군배 전국바다수영대회

[삼척이사부장군배 전국바다수영대회 개최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삼척=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바다수영 대회에 참가하려고 서울에서 삼척까지 새벽부터 교통비, 숙박비, 식비까지 쓰고 개인 시간까지 들여 참석했는데 허술한 대회 운영으로 귀한 주말을 날렸습니다. 규정 적용도 주먹구구식인 탓에 참가비 환불도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주말 강원 삼척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바다수영 대회가 당일 취소된 가운데 미흡한 대처로 주최 측이 참가 신청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1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2일 삼척시 근덕면 맹방해수욕장 일대에서 '제14회 삼척이사부장군배 전국바다수영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일 취소됐다.

대회 첫 경기 시작 시각은 오전 8시 30분이었으나 파도가 강한 탓에 1시간가량 대회가 지연됐다.

당시 풍랑특보가 내려진 상황은 아니었지만, 해양경찰은 참가자 안전을 위해 주최 측에 대회 취소를 권고했다.

참가자들의 반발을 우려한 주최 측은 영법 시범을 위해 초청한 국가대표 수구팀에 바다 초입에서 대회를 열 수 있는 수준의 물살인지 가늠해달라고 요청했고, 선수들은 강한 파도에 고개를 저었다.

이에 주최 측은 '대회 당일 기상이 좋지 못하여 바다에서 대회를 진행할 수 없을 경우 강에서 대회를 진행한다'는 경기 요강에 따라 참가자들에게 걸어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마읍천으로 장소를 변경해 정오께 대회를 열겠다고 현장에서 구두로 알렸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바뀐 대회 장소로 발길을 옮겼지만, 참가자들은 그곳에서 황당한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하천에 도착해 짐을 풀려고 하는데 일단 대기하라고 하더라고요. 안전 심의를 받지 못해서 여기서도 대회를 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요. 아무리 별다른 예보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기상 상황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회에서 대안조차 마련해두지 않았던 게 황당할 따름입니다."

삼척이사부장군배 전국바다수영대회

[삼척이사부장군배 전국바다수영대회 개최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삼척시에 따르면 대회를 주관하는 삼척시 수영연맹은 대회 개최 전 기상악화에 대비해 마읍천에 대한 안전 심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삼척시 재난 안전과에서는 심의받지 않은 곳에서 대회를 진행할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대회 전면 취소를 권고했다.

이에 주최 측은 한 차례 장소를 변경한 데 이어 결국 대회를 접었다.

이 같은 사실은 단체 참가팀의 대표자 50여명에게만 현장에서 구두로 전달돼 문자, 메일 등 개별적으로 안내를 받지 못한 참가자들은 어리둥절한 상태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흘려보내야만 했다.

대회 참가 신청자 40대 임모씨는 "춘천에서 삼척까지 2시간 넘게 운전해 대회장에 도착했는데 짐을 내리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 대회가 취소됐다고 알려줘 그제야 상황을 인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중간에 대회 장소가 바뀐 사실도 전혀 안내받지 못해 사진만 몇 장 찍고 바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며 "주최 측에서 무대에 설치된 마이크로 안내 방송을 했다곤 하지만 넓디넓은 해수욕장과 하천에서 참가자들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참가 신청자들은 기상 상황에 의해 바다에서 대회가 열리지 못했더라도, 그에 따른 대안조차 마련하지 않아 경기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주최 측의 과실이라며 1인당 5∼7만원에 달하는 참가비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주최 측은 규정을 이유로 신청자 1천200명에 대한 참가비 '환불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자연재해·불가항력에 의해 대회가 중지된 경우 환불이 불가하다.

그러자 대회 개최 누리집에는 "강에서 대회 진행한다는 건 안 지켜지고 환불은 안 되는 규정은 지켜지는 것이냐?", "허가받지도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선 개별 이동 시간과 비용 발생은 본인들이 알아서 손해를 보라는 건가?" 등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동일 삼척시 수영연맹 회장은 "차선책을 강구하지 않은 것은 연맹의 불찰"이라며 "풍랑특보 등 기상악화와 관련한 예보가 없었던 탓에 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안전요원·운영진 투입 확대 등 안전 관리 부문에 더 집중하느라 마읍천에 대한 안전 심의는 고려하지 못했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상악화 등으로 대회를 개최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앞으로는 즐길 거리 등 여러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내년 대회는 차질 없도록 안전하게 치르겠다"고 말했다.

taeta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좋아요
0
댓글0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0/300
한일생활정보 한터
와카바야시 인테리어
밸런스살롱・아카스리 스탭모집
한터애드
딤채냉장고
재일한국인복지회
Good Life 인테리어